2016년 컴퓨터 및 IT 기기 근황

[데스크탑]

2013년에 결혼하면서 데스크탑이 1대 더 필요한 상황이 되어 맥미니(2012) 버전을 구입했었다. 

컴퓨터나 IT 기기는 물론이고 그 외의 어떤 물건이더라도 가성비를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애플 제품을 구입한 이유는 iOS 앱 개발을 하기 위해서였다. 

순수하게 아이폰 앱을 개발할 용도는 아니고, cocos2d-x 로 게임을 개발해서 안드로이드와 iOS 빌드를 모두 만들어서 테스트 하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창업했던 모바일 게임 회사는 그림같이 망했고 (...)

게임 개발을 접은 후, 맥미니는 저전력 동영상 플레이어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2016년을 맞이했을 때, 갑자기 큰 깨달음을 얻었다.

iOS 개발을 할 것도 아닌데, 대체 맥미니가 무슨 쓸모?

심지어 뭔가 XCode 를 쓸 일이 있을 때는 회사에서 제공해 준 훨씬 성능 좋은 맥북도 있는데...

중고 판매 가격을 알아봤더니, 나름 최신 성능의 데스크탑을 맞추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래서 팔아버리고, 윈도우 기반의 데스크탑으로 바꿨다.

처음에 데스크탑으로 바꿀 계획을 세웠을 때에만 해도 해킨토시를 설치해서, 혹시 필요할지 모를 iOS 개발 환경을 구축하려고 했지만, 정작 주문할 무렵에는 해킨토시 설치하기도 좀 귀찮고, SSD 1개 추가하는 비용도 아까워서, 정말 필요한 때가 찾아오면 구축하는 것으로 작전을 바꿨다. 그리고 바꾼지 한참 지났지만 그 필요한 때는 찾아오지 않았다. 앞으로도 안 찾아올 것 같다.

어쨌든 데스크탑은 i5 스카이레이크에 240G SSD 와 8G RAM 을 장착하고, 엔비디아 GTX750ti 그래픽 카드까지 추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비용이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만큼 맥미니가 가성비가 똥이었고, 그만큼 애플 제품의 감가상각이 심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언젠가부터 게임을 많이 안하거나, 하더라도 그래픽 카드의 성능이 영향이 없는 게임 (스타크래프트, LoL) 만 했었는데, 아바 때문에 한번 VGA 를 바꾼 (HD4670) 이후로 오랜만의 VGA 업그레이드였다. 

VGA 를 업그레이드 하고 나니, 그래픽 카드의 퍼포먼스가 필요한 게임을 자꾸만 하고 싶어진다.

(게임을 하고 싶은건지, 그래픽 카드의 성능을 즐기고 싶은건지 애매한 상태)

더구나 선물 받은 오버와치에 점점 재미를 느끼고 있는 상태여서... 뭔가 위험하다.

[스피커]

기존에 사용하던 스피커는 애쉬톤 AT-1010 이라는 모델인데, 소리는 저가형 PC 용 치고는 괜찮은 편인 평범한 스피커였다. 그런데 중고나라에 그동안 관심이 있던 캔스톤 R224 를 반값에 판매하는 것을 발견해서 그것으로 교체했다. 

사진은 약간 귀엽게 나왔는데.... 

겁나게 크다!

아아~ 이런 거대한 놈이 PC 스피커일리 없어.........

근데, 거대한 크기에 어울리게 소리는 끝내주게 좋다.

항상 가성비 PC 스피커로 1순위에 뽑히는 모델인데... 장난 아니다.

30만원대 미니 컴포넌트에 장착된 스피커보다 소리가 더 좋은 것 같음.

가성비가 좋은게 아니라, 그냥 소리가 좋다. 예술이다.

더 비싼 스피커는 물론 더 좋은 소리를 내주겠지만 적어도 내 수준에서는 여기에 정착해도 될 수준.

[DAC]

최근들어 귀가 트이면서(...) 고음질 음악 감상에 빠져들었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것이 PC 용 DAC (Digital Analog Converter)

일종의 외장형 사운드카드로 생각하면 된다.

3천원짜리 벌크 이어폰 쓰던 나 같은 막귀에게도 DAC 가 압도적인 소리를 들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좋은 소리를 듣다 보니 결국 회사와 집 컴퓨터에 DAC 가 한대씩 놓여있는 상황이 됐다.

사실 PCFI 도 어디까지나 HiFi 의 일종이라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는데, 내 귀는 그런 기기들을 감당할 수준은 아니라서 적당한 가격 (중고로 4만원 정도) 에서 타협을 봤다.

구입한 DAC 는 FIIO 에서 나온 E10 과 오디오트랙에서 나온 프로디지 큐브인데, 둘다 가성비는 훌륭한 편.

신품 가격은 각각 10만원 정도인데, 중고로 구입하면 4만원 정도 선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가성비가 훌륭하다고는 했지만, 중고 가격 기준이고, 신품 가격으로 구입한다면 그냥 귀 썪는걸 참으면서 온보드 사운드 칩셋 (리얼텍 ACL662) 으로 들을 것 같다. 

각각 10만원씩 주고 살 정도의 만족도는 아니다. 

하지만, 4만원의 만족도로는 그야말로 엄청난 수준...!!!

어느 정도 되는 리시버(스피커, 이어폰, 헤드폰) 만 있다면, 판타스틱한 소리를 들려준다.

근데, 여기서 판타스틱 하다는 것은 '맑고 투명하고 선명한 소리' 를 의미한다.

이펙트 빠방하고 이퀄라이저가 떡칠된 뽕 들어간 소리를 의미하는건 아니다.

즉, 그냥 들어서는 DAC 를 사용하고 안하고 차이를 구별하기 힘들다.

엄청날거라는 기대와 환상에 빠져서 DAC 를 구입한 후 "무슨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하소연 하는 사람들이 꽤나 있다. 애초에 기대의 방향이 잘못된 경우다. 

아~ 듣기로는 100만원 넘는 DAC 는 누구라도 엄청난 차이를 느낄 정도가 된다고도 한다.

하지만 들어본 적도 없고, 들어볼 생각도 없어서 패스.

두 모델 중에서 어떤게 낫냐고 한다면 FIIO E10 쪽에 한표.

소리라는 것은 너무나도 취향을 타기 마련이라 나의 선택이 더 좋은 기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나한테는 WM8740 (아이리버 AK100 모델에서도 사용한 칩셋) 을 사용한 E10 쪽이 더 취향에 맞는다.

대신 오디오트랙의 프로디지 큐브는 아웃풋을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있어서 대단히 편리하다.

집에서 스피커와 이어폰을 상당히 자주 바꿔야 할 이슈가 있는데... 

프로디지 큐브 덕분에 이 작업이 간단하다. 덤으로 소리까지 꽤나 좋고. 

[스마트폰]

호갱 모드였던 첫번째 갤럭시S 다음에 뽐뿌를 알게 된 후로 구입한 모든 폰은 할부원금 0 원이었다.

지금은 망했지만 내가 한동안 사랑했던 KT TECH 에서 나온 타키나 테이크핏 부터 가장 최근까지 사용했던 LG 의 옵티머스 GK 까지... 앞으로도 할부금을 내고는 절대 폰을 사지 않을거였다. 

하지만 특별한 사정이 생겨서 공폰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그 때 선택한 것이 홍미노트2

상당히 좋은 스펙이면서 10만원대 후반이라는 놀라운 가성비가 딱 내 취향을 저격했다.

홍미노트 2를 평가하면 다음과 같다.

- 디자인 깔끔. 플라스틱이라 살짝 없어 보일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디자인 선호.

- 가볍다. 3000 짜리 배터리를 장착하고도 꽤나 가볍다.

- 액정 퀄러티 좋음. 

- 성능 빠릿. 

- MIUI 는 예전에 몇번 써봐서 딱히 불편하지 않음. 한글화도 괜찮은 편.

- 카메라 성능 무난 (옵티머스GK 보다 좋고, G3 Cat.6 보다 못함)

- 음질 무난 (옵티머스GK 보다 좋고, G3 Cat.6 보다 못함)

- 통화 품질 개똥망 

이렇게 요약 가능하다.

일반적인 사용은 다 괜찮은데, 통화 품질이 매우 안좋다. HD Voice (3G) 를 추가로 신청해도 마찬가지. 

약간은 복불복인 케이스인데, 마이크 QC 가 똥망인 것 같다.

그렇지만 난 통화할 일이 거의 없으므로 상관없는 상태. 만족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