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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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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간'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가장 좋아합니다. 백 투더 퓨처를 비롯해, 나비효과, 레트로 엑티브 같은 영화도 재미있게 봤고, 최근에는 하루를 무한 반복하면서 엄청난 음모를 해결하는 스토리의 '데이 브레이크'를 정말 미치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조금은 다른 방식의 시간 여행이지만, 탐 행크스의 출세작 '빅'이나 여성판 빅인 제니퍼 가너의 '13 going on 30' (한국 제목 : 완벽한 그녀에게 딱 한가지 없는 것) 같은 영화도 좋았습니다. 시간은 제가 최고로 열광하는 소재거든요.

'시간 여행' 만큼이나 좋아하는 소재가 바로 영혼이 바뀌거나 남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생기는 스토리 입니다. 맬 깁슨의 '왓 위민 원트' 처럼 마음을 읽는 능력이 생기거나, 제이미 리 커티스와 린제이 로한의 영혼이 바뀌었던 '프리키 프라이데이'  같은 스토리는 종종 등장하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재미있게 보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꽤나 감명깊게 본 영화는 히로스에 료코 주연의 '비밀'이었습니다. 절 일본 드라마에 빠지게 만든 시작점이기도 했는데, 독특한 소재와 료코의 연기에 빠져서 완전 몰입해서 봤었죠^^

잡설이 너무나 길었죠?

제목만 들어도  직잠하시겠지만, 이 드라마는 아빠와 딸의 영혼이 바뀌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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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이 바뀌거나, 남녀가 바뀌거나 (체인지 기억하시죠?), 소녀 둘이 바뀌거나, 사람과 짐승 (...)이 바뀌거나 하는 스토리는 있었는데, 아버지와 딸이 바뀌는 경우가 또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제가 여태까지 봤던 범위 내에서는 아버지와 딸이 바뀌는 스토리는 처음이었습니다.

보통 이런류의 드라마들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은, 바뀌기 전의 둘의 관계가 어땠는가? 그리고 어떻게 바뀌게 되는가? 그래서 다시 되찾는 방법은? 이 핵심이 됩니다. 어떤 영화, 드라마, 만화 더라도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겠죠. 보통 영혼이 바뀌고 나면 되찾고 싶어하니까요.

이 드라마에서 두 인물간(아빠-딸)의 관계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입니다.

아빠는 딸에게 있으나 없으나 한 존재이고 잔소리꾼일 뿐입니다. 몇년간 제대로 된 대화도 해보지 않았고, 관계도 전혀 나아질 가능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던 중 전설의 복숭아(...)를 먹고 둘의 영혼이 바뀝니다.

이제 이 둘은 서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대화 정도가 아닙니다. 아주 민감한 것까지 서로 공유해야 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아빠가 자신의 몸에 들어가 있기에, 샤워를 할 때도... 아빠 몸에 들어가 있는 자신이 직접 씻겨 줍니다.
아빠가 들어가있는 몸의 눈을 가려 놓고 '내 몸 보면 죽어버릴꺼야!' 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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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 장면은 이 정도가 끝입니다. 혹시라도 이런 장면 때문에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는 아버지는 타치 히로시, 딸은 아라가키 유이입니다.

아라가키 유이는 예전에 '드래곤 사쿠라'에 출연했을 때 봤었는데, 그 때 등장했던 배우들이 무려 아베 히로시, 하세가와 쿄코, 야마시타 토모히사, 나가사와 마사미 등이 있었습니다. 거의 드림팀에 가까운 맴버들이었기에 당시에 아라가키 유키에는 관심이 없었는데 (사실 비중이나 역할도 그다지 별로였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제대로 매력을 발산해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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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이돌들은 연기가 상당히 괜찮은 편 같습니다. (말을 못 알아들어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런 드라마에서는 두 배우 (아빠와 딸)의 밸런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타치 히로시가 여고생의 느낌을 잘 표현해 낸다고 해도, 아라가키 유키가 성인 남자(아빠)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면, 결국 밸런스는 붕괴되고 드라마의 긴장감도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여고생을 연기해야 하는 타치 히로시는 어색함과 쑥스러움을 잘 이겨내고 연기를 해야 하는 반면, 딸의 몸에 들어간 아버지 연기를 해야 하는 아라가키 유키는 예쁘고 귀여운 얼굴에서 아버지를 표현해야 하는 또 다른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런데 둘다 꽤 잘해냈습니다.

아버지 역이었던 타치 히로시는 특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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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 이 드라마에서 제대로 귀여웠습니다.-_-;

약간 닭살이 돋기도 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우면서 유쾌했습니다. 아라가키 유키도 정말 열심히 했겠지만, 이 아저씨의 연기가 드라마를 완전히 주도했습니다.

아마, 제 느낌이지만 본인도 여고생 연기를 해보면서 꽤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너무나 완벽한 아저씨 외모인지라 조금만 심각하고 진지해져도, 아니 그냥 무표정하게만 있어도 감정 이입이 깨지는 문제가 있어서, 지속적으로 표정관리 오버스러운 행동을 하느라 재미있으면서도 고생 꽤나 했을듯 싶습니다.

국내에서 같은 소재의 드라마를 만든다면, 이 배역에는 무조건 안성기씨가 들어가야 합니다. 드라마를 보시면 정말로 안성기씨 생각이 절로 날겁니다. 부드러움과 코믹함, 그리고 진지함이 정말 안성기씨랑 비슷합니다.

아버지와 딸이 바뀐 후의 가장 큰 스토리는 딸은 시험과 새로 시작된 연애가 큰 이슈이고, 아버지의 경우에는 회사에서 진행하고 있는 신상품 개발 기획 발표라는 큰 이슈가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아버지와 딸이 서로 바뀌었고, 그로 인해서 많은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보통의 이런 드라마들이 그렇듯, 바뀐게 오히려 도움이 되어 초반에 커졌던 문제들이 점점 좋은 방향으로 해결되고, 결국 몸을 되 찾았을 때는 바뀌었던 서로의 관계가 좋아지고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너무나 공식같으면서 당연한 얘기로 진행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재미있는 것은 짧은 길이 (7편. 보통의 일드는 10~11편) 동안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잘 구성해서 두 배우의 즐겁고 유쾌한 연기를 보여줬다는 점 입니다. 이런 드라마에서 대단한 감동을 바라거나 뭔가 획기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 아니겠습니까? 웃고 즐겨야죠.

심각하면서 가슴시린 드라마가 필요하면 제목부터 천문학적이고 부담스러운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이나, 제목만 들어도 눈물이 펑펑 나올 것 같은 '1리터의 눈물' 같은 드라마를 봐야겠죠.

이 드라마는 즐기는 드라마입니다. 아빠와 딸이 바뀐 상황을 즐기고, 두 배우를 즐기면 되는거죠.
7편이라 부담도 안되고, 아버지 배우는 재미있고, 딸은 예쁘고 귀엽습니다. 뭐가 부족하겠습니까. 후후.

남자 친구도 너무 잘생기면 부담스럽고 극의 흐름을 깼을텐데 뭐 적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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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긴놈


그 외에, 조연들 (엄마, 회사 동료 배우들)도 연기 좋았습니다. 일본 드라마 보면 나오는 그 맴버들 그대로 나와서 떠들석하게 만들어 주더군요. 다만, 아라가키 유키 친구들로 나오는 여고생들 중에 유키 만큼 예쁘고 귀여운 애들이 없어서 그게 좀 안타깝습니다.

2007년도 일본 드라마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뽑고 싶네요. 1위는 호타루의 빛!!! (이건 다음 감상으로...)

마지막으로, 주연 배우들 사진 더 보고 끝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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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예쁜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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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가 예쁜 여고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