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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1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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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에는 다양한 쟝르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범죄물이 가장 많은 것 같습니다.
 
너무나 유명한 CSI 를 비롯해서, 범인을 프로파일링 하는 '크리미널 마인즈', 과거 사건을 찾아 해결하는 '콜드 케이스', 숫자로 범죄를 해결하는 'Numb3rs', 실종자를 찾는 'Without A Trace', 유령의 도움을 받아 해결하는 '미디움', 뼈를 이용해서 해결하는 '본즈', CSI 의 해군버전 'NCIS' 등 아주 다양한 소재의 범죄물들이 있습니다.

그 많은 범죄물 중에서도 덱스터는 정말 특별한 드라마입니다.

제목에서도 밝혔지만 '살인마 (주로 연쇄 살인범)' 를 잡는 연쇄 살인마가 주인공(!) 이라는 사실이죠.

어렸을 때의 충격으로 살인 충동을 느끼는 덱스터는 양아버지가 전수해준 비법 (흔적을 숨기는 방법과 타겟을 선택하는 방법,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등)을 이용해서 완벽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살인을 저지릅니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세상 최고의 악인이 주인공이라는 점 입니다. 주인공은 분명히 연쇄 살인범이고, 그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는 사실을 시청자들은 알고 있습니다. (심지어 주인공 본인도 알고 있죠) 그에게는 '명랑 사회 실현' 같은 목적도 없으며, 살인하는 목적은 단순합니다. 피를 보고 싶은거죠. 자신의 살인 충동을 만족 시키기 위해서 '살인마'들을 살인하는 겁니다. 아주 잔혹하게.

하지만 여기서 판단의 혼돈이 생깁니다. 법으로는 잡을 수 없는 교묘한 연쇄 살인범들'만' 골라서 살인을 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분명히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동들을 연쇄 살인하는 놈이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르려고 하는데 덱스터가 잡아다가 토막을 내서 바다에 던져 버립니다. 또, 불법 이민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낸 다음 단체로 익사 시켜서 살인하는 놈도 역시 마찬가지로 덱스터의 칼에 목숨을 잃죠.

이쯤되면 시청자는 덱스터가 좋은 사람인지 악마인지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더라도 절대 살인은 안된다! 법에 맡겨야 한다!"

"법 망을 계속 피해왔고, 앞으로도 피할 것이며, 계속해서 피해자는 늘어날텐데... 덱스터가 죽인 덕분에 피해자가 멈추지 않았는가?"

예를 들어, 화성 연쇄 살인 사건, 개구리 소년 납치 사건 등의 살인범들만 골라서 죽이는 연쇄 살인마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분명히 덱스터의 존재를 긍정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도 내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덱스터와는 웃으면서 만날 수 있고, 심지어 연인이나 좋은 친구, 직장 동료도 될 수 있습니다.

덱스터는 '감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존재지만, '포커페이싱'은 초고수의 경지이기 때문에, 결코 대인 관계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거든요. 자기의 목숨을 위협하거나 정체를 밝혀내려는 존재들 까지도 살인범이 아닌 이상은 죽이지 않습니다. (웬만해서는 말이죠)

지금까지의 글의 뉘앙스는 굉장히 덱스터를 옹호하는 것 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어느쪽이 옳다고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데스노트' 에서도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과 악마, 범죄자로 단죄하려는 사람들이 나뉘어지고, 독자들도 양쪽으로 갈렸었죠. 전 사실은 데스노트의 주인공 라이토 편이었습니다. 분명히 이성은 '이렇게는 아니지...' 라는 생각이 있지만, 감정적으로 '그런 놈(흉악범인데 법이 처리하지 못하는 놈)은 죽어야해!' 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이죠.

그렇기에 덱스터를 볼 때에도 두 가지 생각이 충돌했습니다. 아마 이것은 저 뿐이 아닐것입니다. 다른 분들의 감상을 읽어봐도, 어느 것이 정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있고, 덱스터가 죽어 마땅한 세계 최고의 악마지만 그가 위험에 처하면 조바심이 나면서 걱정한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참, 묘하게 사람의 심리를 파고드는 드라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덱스터는 이런 기본적인 설정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도 정말 높습니다. 오프닝만 봐도 아침에 일어나는 일상을 어떤 관점으로 보는가에 따라서 얼마나 자극적이고 공포스러운가 느낄 수 있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의 훌륭함은 물론이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덱스터의 외모는 약간 둔해 보이기까지 하는데, 오히려 에드워드 노튼 처럼 '순박한듯 하다가 돌변하는' 카리스마 있는 느낌도 있고, 살인이 '무덤덤 한 느낌'으로 표현하는 것에도 매우 탁월합니다.

외모와 달리, 혈흔 분석가로 CSI 처럼 분석하고, 프리즌 브레이크의 '스코필드' 처럼 치밀하게 살인을 계획하는 섬세한 덱스터는 드라마의 긴장도와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덱스터는 원작이 소설입니다. 소설의 완성도가 매우 높고 인기도 높았다고 합니다. 원래 2부까지 출판이 되었는데 3부도 출판이 될 예정이라, 드라마도 3시즌이 나올 듯 싶습니다. 1,2 시즌(각 12편)을 모두 완성도 있고 흥미진진하게 진행 했기 때문에 3시즌도 기대해 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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