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8. 19:42
[영화]
감독 : J.J. 에이브람스
배우 : 크리스 파인 / 에릭 바나 / 존 조 / 잭커리 퀸토
장르 : 액션 / SF / 어드벤쳐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26 분
개봉 : 2009-05-07
배우 : 크리스 파인 / 에릭 바나 / 존 조 / 잭커리 퀸토
장르 : 액션 / SF / 어드벤쳐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26 분
개봉 : 2009-05-07
사실 2009년 블록버스터 중에서 가장 볼 생각이 없었던 것이 스타 트렉이었습니다. 단 한번도 제대로 본적은 없지만 원작 드라마에 대한 촌스러움과 유치할 것 같다는 편견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습니다.
"아~~ 뭔가 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생기지 않나요?"
저 후덜덜한 내복 포스를 보고 있자면, 영화를 볼 마음은 엔터프라이즈 호를 타고 안드로메다로 광속 여행을 떠나버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엄마 내복 패션에도 불구하고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을 보게 된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 지인들이나 블로거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평론가, 블로거는 물론이고 지인들도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니까 호기심이 급 상승했습니다. 특히, 터미네이터와 비교했을 때 스타 트렉이 낫다는 지인들이 많았거든요.
두번째는 바로 감독!
스타 트렉이 재미있다는 얘기를 듣고 찾아 보니, 감독이 J.J. 에이브람스더군요!
포스터에는 '미션 임파서블 3'의 감독이라고 소개를 해놨지만, 제게는 'Alias', 'Lost', 'Fringe' 등의 떡밥 드라마를 만든 낚시 감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지나친 떡밥을 던지고 수습을 잘 못하는 경향이 있기는 합니다만, 스토리를 재미있게 풀어가나는 능력은 정말 탁월합니다.
프린지는 대략 1시즌 10편 정도까지 보다가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포기를 한 상태인데, 나머지 드라마는 정말 대단히 재미있게 봤거나 보고 있고, 미션 임파서블 3 도 2에 비하면 훨씬 좋았거든요. (전 오우삼 스타일은 너무 맞지 않는 것 같아요-_-) 스타 트렉은 감독 뿐 아니라 프린지의 제작진이 같이 만든 영화라고 합니다.
세번째는 바로 잭커리 퀸토.
네, 드라마 히어로즈의 '사일러'죠~
그가 드디어 영화에 출연한다는데, 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저 말고도 사일러 때문에 본다는 사람도 꽤 많이 봤습니다. -_- )
아마, 드라마에서 악역으로 이 정도 인기를 끌고, 인상을 깊게 남긴 배우는 유일할 겁니다.
물론 프리즌 브레이크의 '티어도어 백웰 (티백)' 도 사일러 못지 않게 사람들에게 각인 되어있기는 합니다만, 너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이런 배역을 받기는 어렵겠죠.
아, 그러고보니 실제로 티백은 드라마 스타트렉에 출연한 적이 있습니다.
새로운 느낌이죠?^^;
어쨌든 이렇게 3종 셋트 (평가, 감독, 사일러) 의 영향으로 보는 것을 끔찍하게 꺼려했던 스타 트렉을 보게 되었습니다.
(보게 된 사연만도 이렇게 오래 끌다니.....-_-;)
스타 트렉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 관심이 많이 없는 사람도 들어는 봤거나 존재에 대해서 알만큼 오래 되었고 유명한 시리즈 입니다. 하지만, V 나 스타 게이트, 배틀 스타 갈락티카 처럼 인기를 끌지 못한 것은 한참 오래전에 시작되어 이제는 중간에 끼어들 여지가 없을 정도로 너무 멀리 왔다는 것 때문일 겁니다.
J.J. 에이브람스는 그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 듯 합니다. 스타 트렉은 미국인의 스타 트렉일 뿐, 영화화 했을 때 세계적인 흥행 성공을 만들어 낼 가능성이 낮은 작품이라는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그는 과감하게 모든 것을 시작점으로 돌렸습니다.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부제목 그대로 비기닝입니다. 팬들은 팬들 나름으로 즐길 수 있고, 팬이 아닌 관객들은 새로운 영화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 접근할 수 있게 됩니다. 드디어...
앨리어스나 로스트 등으로 단련된 J.J. 에이브람스의 스토리 전달 능력은 상당한 수준이어서, 너무 심한 떡밥을 던지겠다는 과한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됩니다. 미션 임파서블 3 에서는 살짝 불안했는데, 스타 트렉에서는 다행이도 줄타기를 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드라마들과 영화 사이에 연결되는 떡밥들을 던져놔서 관객/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 비밀을 밝혀보겠다고 꽤 이슈가 되고 있는가 봅니다. 재미있는 감독인 것 같아요 에이브람스는... 후후-_-;
출연진으로 얘기하자면, 스팍(잭커리 퀸토)이 주인공은 아닙니다.
엔터프라이즈 호의 함장인 제임스 커크역을 했던 크리스 파인이 핵심 주인공이죠.
사일러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보는 동안 계속 스팍만 눈에 들어왔지만... ^^
(심지어 원작의 스팍이라는 캐릭터 몰랐던 저는 스팍이 악역이 아닐까 의심하고 있었습니다-_-;;)
크리스 파인은 여태까지 이렇다 할 영화에서 비중 높은 배역을 맡은 적이 없었지만, 꽤 매력있는 (조금은 전형적인) 배우라서 앞으로 가능성은 높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영화 감상을 쓰기 위해 간략 정보를 찾아봤을 때 가장 놀랜 부분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출연진이었는데요...
에릭 바나 (Eric Bana) .... 네로
위노나 라이더 (Winona Ryder) .... 아만다
"어라???"
에릭 바나가 나왔어? 그리고 위노라 라이더도 나왔다고?????????????
먼저 위노라 라이더가 대체 어떤 배역이었지 생각을 해봤는데...
스팍의 인간 어머니역이더군요...-_-;
나의 위노라 라이더가 이렇게 단역으로 나오다니... 아 세월이여...
그런데, 에릭 바나는 대체 뭘로 나왔단 말인가?
'네로'가 뭐였지?
...한참 생각해보니 그 대머리 악당이 네로더군요-_-;
스타일을 그렇게 바꾸고 나와서 전혀~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생각도 못했어요. 아~~ 지못미 에릭 바나.-_-;
출연진에는 우리에게 반가운 사람이 하나 있으니, 바로 술루역의 한국계 배우 존 조 입니다.
비록 한국에서 진출한 배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계로 그 정도 비중있는 역을 맡은 것이 놀랍습니다.
지금까지 봤던 '영화' 에 등장한 한국(계 포함) 배우들 중 가장 좋은 역으로 가장 비중있게 나온게 아닌가 싶습니다.-_-;
드라마에는 물론, 그레이스 아나토미의 '산드라 오', 배틀스타 갈락티카의 '그레이스 박' 이 있고,
그레이스 박 |
산드라 오 |
월드 스타가 되어가고 있는 로스트의 '김윤진' 이 있지만요.
아차!!! 영화에도...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에 나온 '문 블러드 굿'이 있군요.
생각해보니 비중있는 배역에 한국계 배우들이 꽤 있네요^^;
또, 재미있는 배역으로는 안톤 옐친 (Anton Yelchin) .... 체코프 가 있습니다.
이 친구가 스타 트렉에서 독특한 소련 스타일 발음으로 재미를 줬는데...
알고보니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에서 존 코너의 아버지인 '카일 리스' 더군요.
이렇게 동시에 블록버스터에 나오는 경우도 참 드물 것 같습니다. 경쟁작에서 말이죠.
양쪽 모두 그렇게 큰 비중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블록버스터를 타고 뜨다보면 언젠가 샤이아 라보프처럼 차세대 배우로 인정 받게 될지도 모르습니다.
더구나, 필모 그라피를 보니 차근 차근 경력을 쌓아온 배우인 것 같기도 하구요.
주연부터 조연까지 배역들만도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이 있지만,
사실 출연한 배우들이 악역 에릭 바나와 단역 위노라 라이더를 제외하면 유명한 배우는 없습니다.
(그나마 사일러가 유명하다면 유명하겠죠)
트랜스포머 처럼 로봇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터미네이터 처럼 (영화쪽에서) 전설로 남아있는 작품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드라마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니면 J.J. 에이브람스도 크게 기대할 감독도 아니구요. 미션 임파서블 3 의 흥행은 그저 그랬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 트렉 : 더 비기닝은 세계적으로 대 히트를 기록했고, 그 성공에 힘 입어서 후속편도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이유는 2009년 상반기 블록버스터 중에서 가장 스토리 전달이 좋은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터미네이터 : 미래 전쟁의 시작은 원작 팬들의 기대를 밥 말아먹고 그냥 뻔한 SF 영화가 되어버렸고, 트랜스포머 : 패자의 역습은 스토리를 기대할 작품이 아닙니다. 물론, 2009년 최대 기대작인 것은 분명하지만, 반응을 살펴보면 그 기대를 100% 만족시켰다고는 보기 힘듭니다. 1편 때의 신드롬은 없는 것 같으니까요.
영화를 본 지인들 중 몇명이 '드라마를 꼭 찾아보고 싶다 (비록 권장하지 않지만)' 고 할 정도로 영화의 흡입력이 좋았고, 스토리나 연출 모두 깔끔했습니다. 다양한 볼거리도 다른 블록버스터 못지 않았구요.
최근에 원작을 원점으로 돌려서 재구성하는 영화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스타트렉 : 더 비기닝이 그랬고, 배트맨 비긴즈에 이은 배트맨 다크 나이트도 대단한 성공을 거뒀죠.
헐리웃의 소재가 점점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CG의 발전에 힘 입어 만화, 드라마의 영화화가 가속화 되고 있는데, 스타 트렉의 경우에 그 런칭을 아주 성공적으로 한 것 같습니다. 향후 이 영화가 드라마처럼 프렌차이즈화 되더라도 관객들은 기대감을 가질 것이 분명합니다.
일단 팬 한명은 확보했어요.
ps. 근데, 사일러가 머리 뚜껑 언제 열까... 라는 허황된 기대를 한 사람은 저 뿐이 아니더군요-_-;
장난스럽게 그 비슷한 장면을 넣어줬으면 J.J. 에이브람스의 개그 재능에 점수를 더 줬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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