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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3. 00:56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 출처는 http://www.movist.com 입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감독 : 대니 보일
출연 : 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개봉일 : 2009년 3월 19일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멜로, 애정, 로맨스, 범죄, 드라마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 3페이지에 걸쳐 수상 내용을 자랑스럽게 보여줍니다.

아카데미상 8관왕에 전미 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작품’, 골든글로브 4개 부문 최다 수상, BAFTA 7개 부문 최다 수상까지 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죠.

확실히 아카데미 8개 부분 수상은 대단합니다.
특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밀크><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같은 작품들 사이에서 경쟁을 이기고 당당히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을 받았거든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8개 부분 수상을 '헐리우드와 인도의 제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영화를 본 관객이 판단할 부분인 것 같구요...


보통 영화 전에 수상 내역을 자랑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2가지 입니다.

첫 번째,
"나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받은 영화야!" 
즉, 이 영화는 대단한 영화니까 감동 받을 각오 단단히들 하셔~ 
만약 감동 못 받으면 니가 이 영화를 볼 수준이 안되는거야!
...라는 협박이죠;;

두 번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받았으니까 좀 지루할거야.
그러니까 각오 단단히 하고 좀 참고 봐.


하지만, 이 영화...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통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끝까지 긴장감이 넘치고 재미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하면, <아웃 오브 아프리카> <뻐꾸기 둥지를 날아간 새> <햄릿> <에밀 졸라의 생애> 같은 영화가 받는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브레이브 하트> <글래디 에이터> <플래툰> <포레스트 검프> 같은 대중성 있고 지루하지 않은 영화들도 자주 수상하곤 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라고 지루할 것 같다는 것은 일종의 편견인거죠~


<트래인스포팅> 이후 <비치> <선샤인> <28일 후...> 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작품성이든 흥행이든) 대니 보일 감독이 정말 제대로 한건 했습니다. 전 이 아저씨가 다시 해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물론, 퀴즈쇼에 인생을 담아서 풀어낸 비카스 스와루프의 원작 <Q & A> 이 좋았고, 샤이몬 뷰포이가 '로맨스'를 적절하게 섞어서 각색을 잘 한 것도 있지만, 일단 영화는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대니 보일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시놉십스를 보면, (역시 무비스트에서 퍼왔습니다)


빈민가 출신의 18살 고아 자말은 거액의 상금이 걸려있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최고 인기 퀴즈쇼에 참가한다. 처음 모두에게 무시당하던 자말은 예상을 깨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되고,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의 부정행위를 의심한 경찰은 자말을 사기죄로 체포한다. 하지만, 결국 자말이 살아온 모든 순간이 정답을 맞출 수 있는 실마리였다는 것과, 그가 퀴즈쇼에 출연한 진짜 목적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런데, 제대로 교육도 못 받은 빈민가의 자말이 어떻게 최종 라운드에 갈 수 있었을까?

영화는 맨 처음 퀴즈 쇼 처럼 이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A. 속임수를 써서
B. 운이 좋아서
C. 천재여서
D. It's written (운명이었다)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요?

전 영화 보기 전에는 C 인줄 알고 있었습니다.
네, 인도 천재 영화인 줄 알았어요. 인도에 천재 많다면서요-_-;;;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의 콜센터가 운영되는 인도의 차 심부름 꾼 자말이 그 주인공이죠.

먼저 주인공 자말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자말 역을 맡은 데브 파텔은 대니 보일이 어디서 저렇게 착하고 순박하게 생긴 녀석을 구해왔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배역에 적합한 선량해 보이는 외모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죠.

'와~ 저 인도 청년 이번에 인기 좀 얻었겠네... 쟤야 말로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냐?'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인도 출신이 아니고 드라마 <스킨스>에 출연하던 영국 배우였습니다.-_-;
데브 파텔은 1990년 생으로, 출생지가 '영국 잉글랜드 런던' 입니다. -_-;;;

심지어, 아역들을 제외하면 전부 영국 배우라네요...

영화는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그리고 청년 시절을 다 담고 있어서 아역들의 연기가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다행이도 아역들은 대단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죠.

귀여운 얼굴의 꼬마. 하지만, 이 다음 장면에서...-_-;



자말의 형 살림도 아역부터 청년 시절까지 연기가 다 좋았습니다.

둘이 진짜 형제 같았다니까요!

살짝 사무엘 젝슨의 어린 시절 같다. -_-;;;


생각해보면 동생 자말의 운명 만큼이나 형의 운명도 기막혔죠.

동생을 위해(일단은) 사랑하는 여인을 두 번이나 구해냈고, 그 과정에서 두 명의 보스를 끝장내고...
실제로 동생이 그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형의 역할이 컸습니다.
실수를 좀 했다고 미워해선 안됩니다. ^_^;


영화는 정말 많은 부분을 담고 있는데, 그것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참 적절하게 섞여 있습니다.
- 한 인생의 성장기
- 형제애
- 로맨스
- 인도 빈민가의 현실
- 퀴즈쇼를 통한 인생 역전 스토리

보통 한가지 주제만 얘기해도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스토리에 이 모든 것이 녹아있습니다.

그냥 성장기를 그린 영화였다면 대단히 지루하고 심각한 영화가 됐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퀴즈쇼를 통해 문제 하나를 풀 때 마다, 어떻게 그 문제를 맞출 수 있었는지, 극적이었던 자말의 삶을 하나씩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관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어당겼습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원작도 좋았고, 각색도 좋았고, 감독의 연출도 좋았습니다.

'문제가 좀 쉽지 않았나? 너무 우연이 많은 것 같아'

하지만 소설이고, 영화잖아요. 그리고 운명이었거든요.

진짜 현실을 보고 싶었다면 '장학 퀴즈', '골든벨', '퀴즈가 좋다' 를 봤겠죠.
그리고, '걸어서 세계속으로 - 인도편' 을 봐야겠죠.


이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원작 소설인 <Q&A> 가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는 기사가 꽤 있거든요.
그래서 실화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려고 검색을 해봤는데, 실화가 아니라는 설이 유력하네요.
그런데, 또 어떤 분은 기사에서 실제 모델이 됐던 사람 사진과 내용을 봤다고도 하구요...
(이 부분은 확실히 아시는 분이 계시면 정보를 덧글로 알려주세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라티카와의 '운명적인 사랑' 부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그와 그녀의 삶의 여정에서,
자말은 한번도 그녀를 잊지 않았고, 또 운명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기구하고 처절한 운명 가운데서의 인생 역전이라 더 애틋하고 가슴 떨리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제에서 돈 따윈 필요 없다는 자말의 표정은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님 좀 짱인듯!




퀴즈 쇼에 나온 문제들이 금액 치고는 너무 쉽지 않냐는 반응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실 전 딱 한 문제 말고는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바로 100달러 지폐에 그려진 인물이죠.


- 그럼 전 어떻게 100달러 지폐에 그려진 인물을 알고 있을까요?

A. 돈이 많으니까
B. 잘생겨서
C. 천재라서 
D. It's written (운명이었다)


네, 정답은 보기에 없습니다. ^_^;

제가 썼던 글 중에서 '프랭클린 다이어리 사용 소감' 이 있었는데요...



...이런 이유로 알고 있었습니다.-_-;


갑자기 주인공의 스토리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어요...............

저도 한번 퀴즈쇼 나가볼까요!-_-;;;


전 사실 '운명이다' 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뭔가 의지가 없어 보이고, 그냥 현실에 순응하는 것 같잖아요...
그래서 점을 보거나 사주를 보는 것도 싫어하구요.

이 영화에서의 'It's written' 은 그런 느낌이 아닙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자말의 의지가 결국 운명으로 이끌었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