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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6. 27. 21:51



감독 : 맥지
배우 : 크리스찬 베일 / 샘 워싱턴 /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장르 : SF / 블록버스터
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15 분
개봉 : 2009-05-21


2009년은 SF 블록버스터가 유난히 많이 개봉했거나 개봉할 예정입니다.

더 락, 인디펜던스 데이, 이레이저, 트위스터 등이 개봉했던 1996년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그 때 이 영화들을 비디오가 아닌 극장에서 다 보리라고 다짐했었는데, 결국 모조리 비디오로 봤었죠. 지금까지 그 이유를 모르고 있었는데 지금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그 때 저 고 3 이었나봐요-_-;

흠;

올해의 개봉작들은 후속편이거나 이미 알려진 작품들의 영화판이 많습니다.

터미네이터는 설명할 필요도 없는 SF 액션 영화의 기념비 같은 작품이고, 스타 트렉은 정말 오래된 인기 드라마 시리즈의 영화 버전이며, 트랜스포머 역시 1편의 대단한 성공으로 SF 의 최대 기대작으로 등극했죠. 노잉도 상당히 기대를 받은 인디아나존스 4 를 잇는 오컬트/SF 쟝르파괴 블록버스터였구요. 거기에 해리포터를 비롯한 여름 이후 블록버스터 들을 고려하면, 2008년의 아이언맨, 인디아나존스 4, 배트맨 : 다크 나이트를 능가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크나이트의 수익이 너무나 대단했기에 아슬 아슬하기는 하지만 기대작 수가 더 많으니 2008 년을 넘어서는건 문제 없을 겁니다.)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이후 터미네이터 4 로 쓰겠습니다. 너무 제목이 길어서-_-)은 2009년의 블록버스터들 중에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최대 기대작이었습니다.

스타 트렉의 원작 드라마는 제 취향이 너무도 아니었고, 트랜스포머는 화면은 정말 예술이었지만 스토리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의 영상 위주의 영화였으며, 해리포터는 소설이 더 재미있으니까요. 노잉은 다른 블록버스터에 비해서는 네임 벨류가 떨어졌고 말이죠.

감독은 제게는 망한(-_-) 영화였던 미녀 삼총사 시리즈를 찍던 맥지(뭔 이름이...)라는 점이 조금 불안했지만 그래도 무려 주연이 크리스찬 베일이었으니까요. 태양의 제국 이후로 이퀄리브리엄, 배트맨 비긴즈, 배트맨 다크나이트를 비롯한 다양한 영화에서 항상 좋은 연기 및 카리스마를 보여줬기에 이번에도 기대감은 높았습니다. 무려, 기계들로부터 인류를 구원할 '존 코너'가 아닙니까?



목소리도 멋있고 말이죠!


터미네이터 3 의 존 코너였던 닉 스탈은 스타일이 정말 마음에 안들었었거든요.


"이 얼굴로 인류를 구원한다면, 미안하지만 난 사양하겠네-_-;"

게다가 터미네이터 3의 여주인공 클레어 데인즈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미치게 만들었던 그 여신 포스는 어디가고 아줌마가 되어서 나타났습니다.-_-;

인류를 구하는 히어로에게 아줌마가 커플이라니 이렇게 슬픈 사연이 또 있을까요ㅜㅜ


그에 비해서, 터미네이터 4 의 문 블러드 굿은 아주 아름다운 얼굴은 아니더라도 상당히 매력적이죠.
한국계라서 팔이 안으로 굽는 면도 있겠지만, 데이 브레이크라는 드라마에서부터 참 맘에 들었습니다.
이름은 좀 이상하지만요. Moon Blood Good 이라니...
문 씨인가요 굿 씨인가요? 어느쪽이더라도 너무 이상하잖아.-_-;



터미네이터의 기본 설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은 현실 세계로 미래에서 기계가 온다는 점 입니다.

그 설정은 CG 기술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던 2편에서 최고의 효과를 냈습니다.

미래에서 온 구형 모델(주지사 아저씨)과 액체 합금으로 되어 있던 신형 모델(로버트 패트릭. 이 아저씨는 이름도 로버트야!) 의 차이도 신선했고, 그 모습을 보고 놀라는 사람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미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습니다. 원래 시간 개념이 등장하는 영화들이 그런 재미를 주게 되는데, 터미네이터 2 는 다양한 부분에 있어서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았었죠.

그 설정은 터미네이터 3 에서도 이어져서, 금발 미녀 터미네이터 언니는 로버트 패트릭 아저씨보다 훨씬 더 발전한 형태(무기로 바뀌고 전자 기기에 침투 가능)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주셨습니다.

하지만 터미네이터 4 에서는 기본적으로 미래의 이야기 일 뿐, 시간 여행이라는 중요한 부분이 빠졌기 때문에 그야말로 SF 영화가 됐습니다. 물론 스타워즈, 스타트렉 처럼 아주 먼~~ 얘기는 아니더라도, 기존의 현실에 끼어든 터미네이터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스토리를 끌어갈 때 어려움이 있었죠. 관객이 느끼는 흥미도나 공감대 면에서 차이가 많으니까요.

그래서 터미네이터 4 에서는 마커스라는 캐릭터를 등장 시켰습니다. 미래에 등장한 현재 캐릭터라고 해야할까요? 현재에 존재하는 캐릭터를 미래로 던져줬습니다. 더구나 마커스라는 캐릭터는 스토리 전개상 대단히 중요했고 스타일도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설정상의 약점을 보완하기에 꽤 적합한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미래 세계를 그리고 있는데, 오히려 2,3 편에 비해서 터미네이터가 미래적이지 않았다는 점 입니다. 오토바이 터미네이터 라던가 새로운 모델들이 많이 등장하기는 했으나 기술(시각)적으로 충격을 줄 요소는 부족했습니다. 물량만 많은 1편 스타일의 터미네이터 들은 반지의 제왕에 등장한 오크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2, 3 편에 비해 훨씬 멍청해 보였고 말이죠. 그냥 단순한 기계라는 느낌...



사실 터미네이터 전체 시리즈에서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는(못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만, 2나 3에 등장한 그런 고성능 터미네이터를 왜 대량 생산하지 못하는지, 아니면 왜 여럿을 보내지 못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매번 풀어주지 못합니다. 3편의 언니를 보낼 때, 2편 시점에다가 보냈으면 진작 영화 시리즈가 끝났겠죠? 그래서 사실 못보냈다고 보는게 맞겠지만...  뭐, 시공간을 다룬 영화에 허점은 많을 수 밖에 없겠죠.


터미네이터 4 의 영상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지루함 느낄 틈 없이 다양한 볼거리들로 눈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새롭게 선보인 오토바이 터미네이터가 특히 신선했습니다. 



크리스찬 베일의 비중은 생각보다 그렇게 높지가 않더군요. 2, 3 편에서 그렇게나 강조하던 '인류의 구원자' 라는 느낌이 너무 약했습니다. 뭔가 천재적인 지략가 같지도 않고... 오히려 마커스의 비중이 크리스찬 베일에 비해 높아 보여서 주인공 같았습니다. -_-;

아무래도 기계가 주인공인 영화이다 보니까 사람인 크리스찬 베일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고, 또 존 코너는 뭔가 이끄는 모습보다 미래에서 온 터미네이터에게 보호 받는 모습이어 더 익숙해서 그럴 것 같기도 합니다.

터미네이터 4 는 기존의 팬들 사이에서도 이런 저런 말이 많습니다. 3편 보다 괜찮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3편이 나았지, 4편은 형편 없었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당연히 1, 2편에 비교하는 사람은 없구요^^

3편 보다 안좋다고 느낀 분들은 설정의 한계(미래 전쟁)라던가, 생각보다 낮은 존 코너의 비중, 그리고 2, 3편에 비해 후퇴한 터미네이터의 성능(...) 등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액션 영화로는 A 급 이상이었지만, '터미네이터' 시리즈이기 때문에 감점을 받고 욕 먹는 상황이랄까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미덕은 SF 액션 블록버스터임에도 스토리 전개가 기가 막힐 정도로 좋다는 점이었는데, 아무래도 4편은 스토리 보다는 볼거리 위주의... 트랜스포머 스타일의 영화가 되어버렸으니까요. 

영화의 제작사에 의하면, 기계와의 전쟁은 5편, 6편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크리스찬 베일은 계속해서 배트맨과 기계와 싸우는 구원자로 이중 생활을 하겠고 말이죠.




다음 편에 다시 맥지가 감독을 맡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각본은 좀 더 신경을 써서,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