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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T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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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2. 22. 18:46

스타크래프트 2 의 베타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터미네이터 2 이후 터미네이터 3 를 기다릴 때에도,
인디아나존스 3 이후 인디아나존스 4 를 기다릴 때에도,
HOMM 4 이후 HOMM 5 를 기다릴 때에도,
이런 기대감과 흥분은 없었습니다.
(서태지 2집을 기다릴 때 정도의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그 때는 1년을 기다렸고 이번에는 10년을 기다렸으니 그 감흥은 차원이 다를 것 같죠?)

제 인생의 3대 게임이라면 YS, Starcraft, World of Warcraft 입니다.
TETRIS 블로그이지만, 사실 테트리스는 외우기 좋아서 써놓은 것 뿐이에요. (...)
지금 생각해보니까 티스토리 초반에 Starcraft 로 이름 지을걸 그랬다는 생각이 드네요~

거창하게 인생의 3대 게임이라고는 했지만 YS 는 그냥 처음 접한 RPG 게임이어서 그 추억의 즐거움 때문에 선택한 것이고, WoW 는 정말 몇 달 미친듯이 몰입해서 즐겁게 했기는 하지만, 그 몰입도가 오래가지 않더군요. 전 MMORPG 가 그렇게 취향에 맞는 것 같지 않아요. 뭔가를 오래하는게 부담스럽거든요.

어떤 대중 문화/취미 생활을 이렇게까지 오래 즐긴 것은 스타크래프트가 유일합니다. 아무리 재미있게 본 별 5개짜리 영화라도 50번 넘게 보면 지겨워지고(아마데우스는 진짜 50번 넘게 본듯), 게임도 아무리 재미있어도 한 두달을 넘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와우는 몇 달 즐겼고, 최근에 빠져있던 아바는 1년 가까이 즐겼지만, 스타크래프트 같은 꾸준한 흥미와 몰입도는 아닙니다. 당장이라도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 2:2 나 3:3 을 한다면 그 무엇보다 재미있고 흥미진진할 것이 분명하거든요. 더구나 직접 즐기지 않고 방송으로 봐도 재미있는 (심지어 직접 할 때보다도) 게임은 정말 유일합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 전세계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한국에서 팔아치웠고, 한국의 게임 시장은 스타크래프트가 열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PC 방은 그 이전(에이지 오브 엠파이어)부터 생기고 있었지만, 스타크래프트의 폭발적인 인기 이후 엄청나게 증가했고, 리니지 등 MMO 게임들이 나오면서 정점을 찍었죠. 

간단 소감이라면서 소감을 시작하기도 전에 너무 많은 얘기를 해버렸죠? ^^
스타크래프트 얘기라서 너무 흥분했나봅니다.-_-;
그럼 "간단" 소감으로 넘어가죠~ 


스타크래프트 2 는 3D 입니다.

모두가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의 장점 중 하나는 2D (그것도 256색!) 라서 리소스 사용량이 적고 (486 에서도 돌아갔다), TV 로 볼 때도 잘보이는 뛰어난 가시성에 있었습니다. 덕분에 방송용 게임으로도 각광 받을 수 있었죠. 3D 로 만들면 그 2D 화면의 장점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게이머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개발자라고 모를리 없습니다. 가장 비슷한 화면의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것이 느껴질 정도로 2D 의 느낌을 살려냈습니다. 
몇 게임 진행하면서 스타 2 화면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적응이 되더군요.
유닛의 움직임이나 건물의 느낌등이 3D 이면서도 2D 때와 이질감이 들지 않는 느낌입니다.


타격감은?

스타크래프트는 격투기 게임도 아니고, 액션 게임도 아니고, MMORPG 도 아니고, RTS 게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격투기 게임에 못지 않은 타격감을 보여줬습니다. 그래픽 효과와 사운드가 조합되면서 타격감은 절정을 이뤘죠.

질럿으로 저글링을 잡을 때,
스팀팩 쓰고 달려드는 히드라 리스크를 잡을 때,
시즈 탱크로 달려드는 드라군을 녹일 때,
스콜지로 사이언스 베슬을 잡을 때,
뮤탈 짤짤이(?)로 마린 잡을 때,
럴커에 마린+메딕이 몰살 당할 때,
마인에 벌처 + 탱크 몰사 당할 때,
골리앗이나 발키리로 공중 유닛 잡을 때 등

글로만 써놔도 느낌이 오는 유닛들의 놀라운 타격감은 스타크래프트의 인기를 지금까지 끌고 온 큰 원인이었습니다. 저 타격감 때문에 기초 유닛끼리만 싸워도 격투기 게임을 보는듯 한 긴장감이 생겼죠.

스타크래프트 2 는 예전에 비해 그래픽 효과가 많아지고, 무기의 변화로 전투 화면이 어지러워지고 타격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블리자드에서는 스타크래프트 2가 완전히 새로우면서도 어떻게 하면 스타크래프트 같은 느낌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에 어마어마한 노력을 기울인 것이 분명합니다. 3D 유닛임에도 불구하고 스타크래프트 1 에서의 느낌으로 컨트롤을 하고 그 이상의 이펙트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새로운 유닛과 상성?

제가 원래 스타크래프트 1:1 을 그렇게 잘 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 10판 정도 하는데 1~2판 이기고 모조리 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새로운 상성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입구를 막아도 초반부터 입구 막은 것을 무시할 수 있는 유닛들이 존재하고, 완전히 새로운 유닛들로 인해서 기존 스타크래프트의 전략은 완전히 달라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 1 보다는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전략이 나오고 발전되겠지만요.

스타크래프트는 그 모든 장점이 다 모아져서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최대 장점은 바로 종족의 개성과 그 밸런스였습니다. 밸런스가 100% 맞는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렇게 다른 종족 특성에도 불구하고 3종족이 그런 밸런스(한 종족을 주 종족으로 선택해서 프로들의 방송 경기를 할 수 있는)를 가졌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한 게이머들의 노력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블리자드에서도 끈기를 가지고 패치를 진행하며 최고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노력을 했죠. 

스타크래프트 2 의 밸런스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종족의 개성이라면 더욱 발전되었습니다. 3D 그래픽과 다양한 이펙트, 그리고 더 많아진 상상력으로 종족들은 더 새로운 특징들을 가지게 되었고 종족간의 구분도 더욱 확연해졌습니다. 사실 1 시점에서도 워낙 달랐었기에 '더욱' 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종족의 '느낌' 자체가 더 강해졌다는 뜻입니다. 프로토스는 좀 더 외계 종족 같아졌고, 저그는 저그스러워 졌으며, 테란은 기계를 다루는 인간 종족 같은 느낌이 강해진 것이죠.

유닛 상성, 밸런스 부분은 10게임 정도로는 확인할 수가 없지만, 워낙 오랜 기간 개발을 했고, 1편에서의 경험이 있고, 또 베타 테스터 기간 동안 맞춰갈 것이고, 세계 게임 유저들이 정식 출시 이후에 이것 저것 불평 불만 (저징징, 테징징, 프징징)을 하다보면 점점 더 맞춰져 나갈 것입니다. 


한글화와 성우

한글화에 저는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마린 대신 해병이라니...
질럿 대신 광신도라니...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WoW 라면 모를까, 이미 익숙해진 스타크래프트는 그냥 기존의 이름을 고수하는 편이 좋다는 입장이었는데, 직접 해보니까 괜찮습니다. 
성우에도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조금도 어색하지 않고, 유머 감각도 쓸만합니다.
(방송 경기가 시작되면 초반에는 좀 피식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저그의 '바퀴' 를 제외하면 모든 유닛의 한글화가 다 괜찮고 적응 될 것 같습니다. 
바퀴는... 생긴것도 그렇고 이름도 그렇고 좀... -_-;


재미는?

재미있습니다. 너무 재미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베타 테스터들이 잠을 안잔다고 하네요. (...)

아마도 방송 경기를 보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스타크래프트 2를 즐긴 후로 스타크래프트 1을 다시 할 사람은 크게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존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확장팩 이상의 새로움을 주고 있는데, 마다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 워가 나왔을 때 오리지날에서 버티던 사람이 얼마 못가고 넘어온 것처럼 말이죠. 

전 아직 테란으로 밖에 안해보고, 팀플도 못해봤는데... 그것만으로도 심하게 빠져들었습니다.
아아, 스타크래프트에 쏟아부은 10년을 스타크래프트 2 에 쏟아부으며 40대를 맞이하는게 아닌가 싶은 걱정까지 생길 정도입니다. 


배틀넷 시스템

워크래프트 3 에도 존재했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Warcraft 3 의 멀티 플레이를 안해봐서) 플레이어 매칭 시스템이 좋네요. 실력에 따라 대결 상대를 찾아주는 시스템인데, 상당히 편합니다. 
1:1 은 물론이고, 2:2 나 그 이상의 팀플레이도 다 찾아주는 것 같습니다. 3:3 할 때 가장 짜증나는 점이 5명까지 사람이 모인 후에 1명이 안들어와서 방폭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젠 그런 스트레스 받을 일이 적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때 맵을 몇개 중에서 거부권만 행사할 수 있던데, 정식 버전이 나오면 원하는 맵에서만 대결할 수 있는 모드가 나오지 않을까도 기대해봅니다. 

그리고, 모든 게임은 자동으로 다 저장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스타크래프트 2 의 맵핵과 각종 크랙킹 툴을 만들기 위해서 연구를 하고 있는 시간 넘치는 개발자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런칭 시스템도 사용하고 있는 것 같고 내부적인 보안도 상당히 강화했다고 합니다. 맵핵이 RTS 게임의 생명 주기를 좌우하는 만큼 블리자드에서도 맵핵을 막는 것에 심혈을 기울였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무리

지금 기대하는 것은 어서 빨리 정식 버전이 나왔으면~ 하는 것 뿐입니다.
스타크래프트는 시나리오 모드도 워낙 재미있기 때문에 그것도 상당히 기대되고, 정식 출시해서 멀티 플레이 시작되면 The Hunters (나올지 모르겠지만)에서 3:3 하는 재미도 엄청날 것 같습니다. (지금은 2:2 까지 밖에 안되는 것 같습니다)

스타크래프트 2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