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11. 15:12
[드라마]
영화를 선택할 때 확고한 믿음을 주는 이름들이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로버트 저메키스, 피터 잭슨, 탐 행크스...
이 이름이 들어간 영화를 봤을 때, 선택을 후회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다빈치 코드'를 제외하고는 아예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일본 드라마에서 '키무라 타쿠야'가 주는 믿음은 그 이상입니다.
롱 베케이션, 러브 제너레이션, 잠자는 숲, 뷰티풀 라이프, 히어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굳 럭, 프라이드, 화려한 일족, 그리고 체인지까지... 시청률의 마법사답게 필모그라피 자체가 일본 흥행 순위 탑 20 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단순히 일본 최고의 인기 스타의 이름값으로 흥행에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완성도와 재미는 항상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008년 방영한 체인지는 최근 한국에서 차승원, 김선아가 출연했던 '시티홀' 과 비슷한 정치 드라마입니다. 유명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와 그 후계자인 첫 째 아들이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그 후계자로 초등학교 선생님인 키무라 타쿠야가 정치계로 떠밀려서 출마를 하게 되고, 지지율 5% 대로 떨어진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인기를 얻기 위해서, 젊고 잘생긴 (그리고 정치를 전혀 모르는) 그를 당의 대표 (즉, 수상) 로 세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키무라 타쿠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 자리를 놓고 마츠 다카코와 함께 쌍벽을 이루고 있는 후카츠 에리가 그를 돕는 비서로 나서게 되고, 선거 플래너이자 여러가지 지원자로 아베 히로시가 활약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일드를 '여배우' 위주로 보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단연 선호하는 여배우들은 히로스에 료코, 마츠 다카고, 후카츠 에리, 아야세 하루카, 호리키타 마키, 나가사와 마사미, 토다 에리카, 아라가키 유키 (선호하는 순서대로) 가 있습니다.
여배우에 상관없이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두 남자, 키무라 타쿠야와 야마시타 토모히사 중 한명이 출연하고, 이 두 남자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하지만 거의 근접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아베 히로시 중 한명이 출연합니다. 그야말로 환상의 케스팅이죠.
일본 드라마는 소재가 대단히 신선하고, 10편~11편 정도로 깔끔하고 안정적인 진행을 자랑하지만, 참신한 소재 설정과는 달리 내용이 산으로 가거나, 캐릭터 드라마가 될 때가 대단히 많습니다. 그게 아니면 10~11편 내에 모든 내용을 다 보여주기 위해서 비약이 심한 경우도 많죠.
체인지의 경우에는 호흡 조절이 괜찮습니다. 중간에 살짝 너무 가겹게 가는게 아닌가 싶은 부분이 존재하고, 가끔씩 약간 오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해도, 캐릭터도 상당히 살아있고 스토리도 재미있어서 몰입도가 대단히 높았습니다. 만약, 실망스러울 정도의 내용으로 일관했더라도 일단은 배역 자체가 워낙 제 취향이었기 때문에 케릭터 드라마로 봐도 괜찮았을 정도니까요.
오히려, 이 정도 소재와 스토리라면 차라리 시즌 드라마를 만들어서 좀 더 긴 호흡으로 가져갔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엔딩을 봐서는 충분히 시즌 2 를 만들 수도 있을 법 싶기는 하지만, 결국 시청률에 달려있겠죠.
후카츠 에리는 기존의 캐릭터보다 조금 딱딱한 스타일로 나옵니다. 원래 그녀의 매력은 귀여운 노처녀 캐릭터가 제대로인데, 체인지에서는 무게를 잡아주는 역을 아베 히로시 대신 후카츠 에리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로맨스가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히어로에서도 마츠 다카코와 키무라 타쿠야의 본격적인 연애 모드는 없었지만 그런 뉘앙스를 잔뜩 풍겨서 흥미롭게 만들었었는데, 체인제에서는 연애 부분이 거의 빠졌습니다. 많은 내용을 다 보여주려다보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만약 시즌 2가 나온다면 연애 부분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아베 히로시는 어떤 배역이든 해낼 수 있는 대단한 배우입니다. 아주 심각한 연기를 해도 어울리고, 가벼운 역도 가능하며, 아주 웃긴 역도 가능합니다. 그러면서도 키가 189cm 나 되는 미남 중년 배우입니다. 잘생긴 송강호라고 해야 될까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어떤 캐릭터나 다 가능합니다. 물론, 약간은 코믹 쪽일 때 더 매력적이긴 하지만요. 체인지에서 아베 히로시는 공격적인 선거 플레너로 아주 가벼운 듯 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설정상 너무 쉽게 관방장관(다른 나라의 국무장관 & 비서실장 정도)을 맡게 되는 설정이 조금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드라마이고, 아베 히로시인데 말이죠!
키무라 타쿠야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그가 아이돌 SMAP 출신(물론 지금도)의 일본 최고 스타인데, 연기력이 좋다는 점 입니다. 물론, 아이돌 스타라면 연기력이 나빠야 제 맛이지~ ... 이건 아니지만요.
예를 들어 윤노윤호나 김현중이 (전 이 두 그룹의 팬입니다. 오해 없으시길^_^) 잘 생기고 많은 팬들을 거느린 가수 겸 연기자이긴 하지만, 그들이 대단한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고, 드라마의 흥행을 주도하지는 못하니깐요. 그렇다고 '꽃 보다 남자'를 얘기하시면 난감합니다. 그 드라마는 제가 출연했어도 성공했을 드라마니까요. (그건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무라와 비슷한 (잘생기고 스타이고 연기력도 인정 받은) 배우인 장동건도 이번에 대통령 역을 맡았던데, 얼마나 좋은 연기와 흥행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일본의 대중 문화는 독특한 소재로 재미를 보여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저히 만화로 그릴 수 없을 것 같은 공부를 소재로 만화를 그린다던가, 체조 같은 스포츠 만화라던가, 히카루의 바둑(고스트 바둑왕), 신의 물방울, 시마 과장 같은 만화를 보면, 웬만해서는 선택할 것 같지 않은 소재로 정말 재미있는 만화를 그려내죠. 그리고 그 방대한 만화 기반의 스토리 라인들 덕분에 드라마들도 소재의 참신함은 말할 것도 없구요. (이미 여러번 말했던가요;;)
그냥 정치 드라마도 아니고 '키무라가 출연하는' 정치 드라마이기에 체인지는 충분히 기대할만 했고, 실제로 기대 만큼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연애 부분이 거의 없기도 하고, 정치적인 내용이 흥미가 없는 사람이 본다면 흥미를 느낄 부분이라고는 아베 히로시의 개그 정도 밖에 없어서, 지금까지의 키무라 타쿠야 드라마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체인지는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좀 나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롱 테이크 연설 부분은 조금 지루하고 짜증을 유발하더군요.
너무 시청자를 가르치려고 드는 선택은 좋지 않습니다.
요즘의 시청자들은 워낙 감정이 메마르고(나만 그런가) 삭막해서 신파 또는 억지 유머, 그리고 설교를 예전보다도 훨씬 싫어하거든요.
이 드라마의 옥의 티였습니다. (일본 시청자들은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면 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로버트 저메키스, 피터 잭슨, 탐 행크스...
이 이름이 들어간 영화를 봤을 때, 선택을 후회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다빈치 코드'를 제외하고는 아예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일본 드라마에서 '키무라 타쿠야'가 주는 믿음은 그 이상입니다.
롱 베케이션, 러브 제너레이션, 잠자는 숲, 뷰티풀 라이프, 히어로,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 굳 럭, 프라이드, 화려한 일족, 그리고 체인지까지... 시청률의 마법사답게 필모그라피 자체가 일본 흥행 순위 탑 20 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단순히 일본 최고의 인기 스타의 이름값으로 흥행에만 성공한 것이 아니라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완성도와 재미는 항상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008년 방영한 체인지는 최근 한국에서 차승원, 김선아가 출연했던 '시티홀' 과 비슷한 정치 드라마입니다. 유명 정치인이었던 아버지와 그 후계자인 첫 째 아들이 비행기 사고로 목숨을 잃으면서, 그 후계자로 초등학교 선생님인 키무라 타쿠야가 정치계로 떠밀려서 출마를 하게 되고, 지지율 5% 대로 떨어진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인기를 얻기 위해서, 젊고 잘생긴 (그리고 정치를 전혀 모르는) 그를 당의 대표 (즉, 수상) 로 세우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키무라 타쿠야와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 자리를 놓고 마츠 다카코와 함께 쌍벽을 이루고 있는 후카츠 에리가 그를 돕는 비서로 나서게 되고, 선거 플래너이자 여러가지 지원자로 아베 히로시가 활약을 하게 됩니다.
저는 일드를 '여배우' 위주로 보는 편인데, 그 중에서도 단연 선호하는 여배우들은 히로스에 료코, 마츠 다카고, 후카츠 에리, 아야세 하루카, 호리키타 마키, 나가사와 마사미, 토다 에리카, 아라가키 유키 (선호하는 순서대로) 가 있습니다.
여배우에 상관없이 드라마를 보게 만드는 두 남자, 키무라 타쿠야와 야마시타 토모히사 중 한명이 출연하고, 이 두 남자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하지만 거의 근접한 호감을 가지고 있는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아베 히로시 중 한명이 출연합니다. 그야말로 환상의 케스팅이죠.
일본 드라마는 소재가 대단히 신선하고, 10편~11편 정도로 깔끔하고 안정적인 진행을 자랑하지만, 참신한 소재 설정과는 달리 내용이 산으로 가거나, 캐릭터 드라마가 될 때가 대단히 많습니다. 그게 아니면 10~11편 내에 모든 내용을 다 보여주기 위해서 비약이 심한 경우도 많죠.
체인지의 경우에는 호흡 조절이 괜찮습니다. 중간에 살짝 너무 가겹게 가는게 아닌가 싶은 부분이 존재하고, 가끔씩 약간 오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해도, 캐릭터도 상당히 살아있고 스토리도 재미있어서 몰입도가 대단히 높았습니다. 만약, 실망스러울 정도의 내용으로 일관했더라도 일단은 배역 자체가 워낙 제 취향이었기 때문에 케릭터 드라마로 봐도 괜찮았을 정도니까요.
오히려, 이 정도 소재와 스토리라면 차라리 시즌 드라마를 만들어서 좀 더 긴 호흡으로 가져갔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엔딩을 봐서는 충분히 시즌 2 를 만들 수도 있을 법 싶기는 하지만, 결국 시청률에 달려있겠죠.
후카츠 에리는 기존의 캐릭터보다 조금 딱딱한 스타일로 나옵니다. 원래 그녀의 매력은 귀여운 노처녀 캐릭터가 제대로인데, 체인지에서는 무게를 잡아주는 역을 아베 히로시 대신 후카츠 에리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로맨스가 거의 없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히어로에서도 마츠 다카코와 키무라 타쿠야의 본격적인 연애 모드는 없었지만 그런 뉘앙스를 잔뜩 풍겨서 흥미롭게 만들었었는데, 체인제에서는 연애 부분이 거의 빠졌습니다. 많은 내용을 다 보여주려다보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만약 시즌 2가 나온다면 연애 부분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아베 히로시는 어떤 배역이든 해낼 수 있는 대단한 배우입니다. 아주 심각한 연기를 해도 어울리고, 가벼운 역도 가능하며, 아주 웃긴 역도 가능합니다. 그러면서도 키가 189cm 나 되는 미남 중년 배우입니다. 잘생긴 송강호라고 해야 될까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어떤 캐릭터나 다 가능합니다. 물론, 약간은 코믹 쪽일 때 더 매력적이긴 하지만요. 체인지에서 아베 히로시는 공격적인 선거 플레너로 아주 가벼운 듯 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설정상 너무 쉽게 관방장관(다른 나라의 국무장관 & 비서실장 정도)을 맡게 되는 설정이 조금 억지스럽기도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드라마이고, 아베 히로시인데 말이죠!
키무라 타쿠야의 가장 재미(?)있는 점은, 그가 아이돌 SMAP 출신(물론 지금도)의 일본 최고 스타인데, 연기력이 좋다는 점 입니다. 물론, 아이돌 스타라면 연기력이 나빠야 제 맛이지~ ... 이건 아니지만요.
예를 들어 윤노윤호나 김현중이 (전 이 두 그룹의 팬입니다. 오해 없으시길^_^) 잘 생기고 많은 팬들을 거느린 가수 겸 연기자이긴 하지만, 그들이 대단한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고, 드라마의 흥행을 주도하지는 못하니깐요. 그렇다고 '꽃 보다 남자'를 얘기하시면 난감합니다. 그 드라마는 제가 출연했어도 성공했을 드라마니까요. (그건 아닌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무라와 비슷한 (잘생기고 스타이고 연기력도 인정 받은) 배우인 장동건도 이번에 대통령 역을 맡았던데, 얼마나 좋은 연기와 흥행을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일본의 대중 문화는 독특한 소재로 재미를 보여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저히 만화로 그릴 수 없을 것 같은 공부를 소재로 만화를 그린다던가, 체조 같은 스포츠 만화라던가, 히카루의 바둑(고스트 바둑왕), 신의 물방울, 시마 과장 같은 만화를 보면, 웬만해서는 선택할 것 같지 않은 소재로 정말 재미있는 만화를 그려내죠. 그리고 그 방대한 만화 기반의 스토리 라인들 덕분에 드라마들도 소재의 참신함은 말할 것도 없구요. (이미 여러번 말했던가요;;)
그냥 정치 드라마도 아니고 '키무라가 출연하는' 정치 드라마이기에 체인지는 충분히 기대할만 했고, 실제로 기대 만큼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연애 부분이 거의 없기도 하고, 정치적인 내용이 흥미가 없는 사람이 본다면 흥미를 느낄 부분이라고는 아베 히로시의 개그 정도 밖에 없어서, 지금까지의 키무라 타쿠야 드라마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 수도 있습니다. 체인지는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좀 나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의 롱 테이크 연설 부분은 조금 지루하고 짜증을 유발하더군요.
너무 시청자를 가르치려고 드는 선택은 좋지 않습니다.
요즘의 시청자들은 워낙 감정이 메마르고(나만 그런가) 삭막해서 신파 또는 억지 유머, 그리고 설교를 예전보다도 훨씬 싫어하거든요.
이 드라마의 옥의 티였습니다. (일본 시청자들은 좋아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 부분을 제외하면 전 정말 재미있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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