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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4. 28. 00:55


가장 최근에 봤던 에니메이션은 '엘펜리트(Elfen Lied-요정의 노래)' 라는 13편짜리 에니메이션이었는데, 단순히 '짧다'는 이유로 선택한 에니메이션이었습니다. 보통 인기 만화들이 수백편 (바람의 검심, 원피스, 이누야샤, 명탐정 코난 등등)의 분량을 넘나드는 것에 비해, 마치 일본의 드라마들 처럼 10여편으로 완결된다는 점이 끌렸던 것이죠.

그런데, 이 엘펜리트는 등장 캐릭터들의 외모와 분위기에 절대 맞지 않는 꽤 야하면서 아주 많이 잔인한 에니메이션이었습니다.

<-- 이렇게 생긴 캐릭터들이 적의 신체를 가차없이 절단하고 피를 콸콸 쏟으며 싸워대는데 아주 정신이 혼미해지더군요. 정말 잔인합니다. 보다 포기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이 에니메이션의 장점은 '비장감이 넘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웬지 심각하고 무거운 내용을 좋아합니다. 특히, 뭔가 '능력' 같은 것을 가졌다거나 '변이'를 일으켰다거나 하는 소재에 흥미가 많습니다. 게다가 '처절할 정도의 러브 스토리' 가 포함됐으니 딱 제 취향이었던거죠. 덕분에 13편을 정말 재미있게 봤고, 여윤도 많이 남았었습니다.

네, BLEACH 와는 전혀 상관없는 얘기였습니다.-_-;

어쨌든 지인의 추천으로 BLEACH 라는 에니메이션을 보게 됐습니다.



블리치는 저렇게 귀여운 여자들이 잔뜩 나오지도(가슴크고 철 없는 여자애랑 가슴 없고 목소리가 웃기는 여자는 하나 나오는군요) 않고, 지칠 정도로 비장감이 넘치면서 어두운 분위기도 아닙니다. 오히려 개그도 많이 나오고, 엘리베이터식 구성은 드래곤볼류에 가깝게 만들죠.

하지만, 블리치는 처음 생각했던 것 처럼 유치한 만화가 아니었습니다. 세계관이 확실하고, 캐릭터성이 넘쳐 흐릅니다. 저도 많은 비디오 게임과 일본 만화들을 접하면서, 성공한 만화의 캐릭터들이 참 개성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을 자주 하는데, 블리치는 그 정점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편이든 악당이든 조연이든 하나 하나가 모두 상당한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충 넘어가는 캐릭터가 없을 정도.

'사무라이 디퍼 쿄우'가 많이 떠오르는 스토리 라인도 완성도가 꽤 높습니다. 추천해 준 지인에게 상당한 스포일러성 내용을 듣고 관람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가 떨어지는 일 없이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거의 1주일간 70화가 넘는 내용을 봤으니 엄청 열심히 본거죠 : )

주인공 '이치고'는 일반적으로 엘리베이터식 성장 소년물에 나올법한 그런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천재이지만 성격적으로는 쾌활하면서 단순 과격. 그리고 지능은 좀 떨어지는 듯 보이면서 약간의 정의감 정도는 가져주는... 가끔 진지할 때 믿기 힘든 카리스마를 뿜어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에 비해서 히로인인 '루키아'는 조금 색다른 스타일입니다. 보통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강력한 전사 타입일 경우, 여 주인공들은 그에 보호받는 연약한 존재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은데, 루키아는 그런 스타일은 절대 아니죠. 주관도 강하고, 약간은 코믹하기도 하면서, 외모도 빼어나지 않은(;;) 독특한 스타일입니다. 그렇지만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신기하게도 말이죠.

무엇보다, 성우가 진짜 마음에 듭니다. 예쁘고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는 (짜증나는) 성우가 아니라 약간 마왕을 잡는 용사물의 남자 주인공 목소리로 어울릴 듯한 그런 목소리죠. 게다가 가끔 등장하는 코믹한 말투일 때는 특히 재미있습니다. 중독될 것 같아요 그 목소리...

그 외에 캐릭터들도 다 매력적이라 일일이 다 감상을 써주고 싶지만, 너무나 인물이 많아서 쓰다가는 밤새도 부족할 것 같아서 한명만 더 쓰려고 합니다.

저의 경우 가장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우라하라'라는 놈이었습니다.-_-;

말투(...)의 영향이 가장 컸고, 가볍고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또 예의바르면서 무서운 뭔가 다중인경적인 그런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저 같은 AB 형일겁니다. 제대로 다중인격자 -_-;

어쨌거나 블리치는 캐릭터의 매력과 확실하고 재미있는 세계관, 흥미진진한 스토리 등의 3박자가 잘 맞아 떨어지는 에니메이션임에 틀림 없습니다.

게다가 2번째 스토리가 진행되는 시점에도 바람의 검심 '인벌편'처럼 자멸하지 않고, 다시 높은 흥미도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높이 살만합니다.

이대로 페이스를 유지해 준다면 2번째 스토리도 아주 재미있게 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