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 main image

분류 전체보기 (321)
free (36)
영화 (85)
드라마 (21)
게임 (28)
만화/책 (34)
개발 (46)
IT (68)
연예 (3)
Visitors up to today!
Today hit, Yesterday hit
TETRIS
rss
2006. 10. 22. 03:10

감독 :  최동훈
출연 :  조승우 / 백윤식 / 김혜수 / 유해진 / 이수경
시간 :  139분
쟝르 :  드라마

무비스트 정보를 가져왔는데 쟝르를 '드라마'로 분류했군요. 드라마라는 단어 자체가 뭔가 화기애애한 느낌을 주는 쟝르 같아서 어색합니다. '도박 스릴러' 정도가 어땠을까요. 하긴 벅시나 48+1 도 모두 드라마로 분류해놨고, 정전자 같은 경우에는 코메디에 분류를 해놨으니 마땅한 분류가 없었나 봅니다. 한 쟝르로 인정하기에 도박물은 그리 많이 나오지는 않으니까요. (그렇더라도 정전자가 코메디는 아닌데 말이죠...)

제 평가가 천만관객을 좌우하지는 않겠으나, 어쩐지 별을 줄 때 신경이 쓰여서 후하게 주지 못합니다.

"하하 이딴 영화가 별 4개 반?"

...같은 남의 시선이 두려워서가 아니고, 정말 좋은 영화에 별 다섯개를 줬을 때의 가치가 떨어질까봐 두려워서입니다. 너무 옛날에 봐서 감상을 쓸리는 절대 없겠지만 쇼생크 탈출, 아마데우스, 메트릭스 같은 영화는 별 다섯개, 라이언 일병 구하기, 미션 같은 영화는 별 4개 이상을 줬을 겁니다.

타짜는 별 3개 반. 좋은 오락 영화입니다.

허영만 씨의 원작도 훌륭했고, '범죄의 재구성'의 최동훈 감독도 더욱 업그레이드 된 모습입니다. 주연,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고 말이죠.

저는 조승우가 마음에 듭니다.
클래식에서의 이미지나 후 아 유에서의 이미지가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뮤지컬 쟝르에서도 열정을 보여주는 프로적인 느낌까지 상당히 깔끔하고 쿨한 느낌의 배우죠. 게다가 연기의 변신도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그가 맡아왔던 역들은 대부분 그 전까지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작품 선정의 능력이나 연기력이 좋다는 의미죠.

그렇지만 영화의 초반 분위기는 백윤식씨가 잡아주고 있습니다.


코믹한 카리스마

백윤식씨를 가장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전 개봉했던 천하장사 마돈나의 씨름 감독도 그렇고, 이번의 역도 그렇고 백윤식씨의 연기에는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일단은 코믹하지만, 웃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긴장감을 유지하는 능력이 대단합니다. 타짜에서 보여준 연기에도 그런 매력이 제대로 빛나고 있지요.

김혜수는 제대로 자기 색을 내줬습니다.


닥터봉 이후로 신라의 달밤, YMCA 야구단 등에서 맡은 역은 매력을 전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다른 여배우가 맡았으면 영화가 더 생동감이 있었을텐데 싶은 느낌까지 있었죠. 항상 시상식 때 마다 노출로 생명력을 유지하면서 영화에서는 나이나 스타일에 맞지 않는 귀여움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으니 얼마나 어색합니까? 본인은 싫었을지 몰라도 관객이 김혜수라는 배우에게 원하는 것은 그런게 아니죠. 벗었다고 칭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색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확실히 신라의 달밤이나 YMCA 야구단 등의 영화에서는 김혜수 보다는 이 여배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타짜의 김혜수는 마땅이 대체할 인물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는 요부 역을 하기에는 선이 너무 곱고, 엄정화는 일단 최근 코믹한 복장 때문에 탈락-_-;



2천만 관객 동원 신화의 유해진씨는 이제 자신의 기록에 500만을 더 했습니다.


이문식씨와 함께 정말 대단한 조연 배우. 웃기게 생겼다고 다 웃길 수 있는건 아닙니다. 자연스럽고 튀지 않는 코믹함. 외모는 거들뿐. 실제로 유해진씨가 웃기는 것은 슬랩스틱 코메디가 아니라 적절한 상황에서 튀어나오는 애드립 같은 대사들입니다. 억지스럽지가 않죠. 코믹하지만 가볍지도 않습니다. 비장한 상황에서 적당히 긴장감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연기의 호흡이 굉장히 좋은 배우입니다. 타짜에선 백윤식씨가 빠진 중반 부 이후 심각한 분위기에 활력을 넣어주는 역을 제대로 해주고 있습니다.

조승우의 애인 '화선'으로 나오는 이수경씨는 생각보다 높은 비중이었던 것에 비하면 영화 홍보 스틸 컷에 얼굴 한번 등장하지 않고, 케스팅 설명에도 밀려있는 등 의외로 약한 조명을 받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좀 더 주목을 받았으면 했는데 그다지 이슈화 되지 못하고 있네요. 가슴 엑스레이 사진이라도 풀어야 될까요?


도박 얘기는 항상 흥미진진합니다. 한판에 인생 역전도 가능하고, 완전 패망할 수도 있는 스릴이 있죠. 보통은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지만, 영화를 통해 남의 인생에서 한판 크게 놀아 보고 싶은 마음도 있을테니까요. 특히, 악당 같은 놈들을 짜릿하게 날려주는건 통쾌하기까지 할겁니다.

타짜는 구차한 설교 따위는 늘어놓지 않습니다. 관객은 가르치려고 하는 영화에 지쳐있습니다. 학교에서 회사에서 가정에서 끝없이 설교를 듣고 있는데 영화까지 장황하게 설교할 필요 없습니다. 도박이 나쁘다거나 좋다거나 굳이 설명할 것 없죠. 도박에 인생을 말아먹고 망가진 인생을 슬픈 시각으로 조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 역시 이 영화를 통해 뭔가 계몽적인 감상을 쓸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오~ 젠장. 잘만하면 수십억을 날로 먹네!' 하면서 감탄하는 사람이나,
'도박하면 결국 팔 다리 잘리고 인생 땡치는구나~' 하면서 겁먹는 사람이나,
어차피 영화 한편 본다고 타짜가 될 것도 아니고 말이죠.
그저 화투에 관심이 좀 생겼으면 피망 맞고나 한판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