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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0. 28. 08:41
바디 오브 라이즈 (Body of Lies)
감독 리들리 스콧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 러셀 크로우
장르 액션 / 스릴러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시간 128 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전에 본 맘마미아의 경우 '2시간짜리 뮤직 비디오'를 본 기분 이었는데, 바디 오브 라이즈는 '2시간짜리 CNN 중동 뉴스'를 본 기분입니다.

제가 영화를 보고 20자 평을 잘 안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딱 떠오르는게 있더군요.

"걸어서 세계속으로. 중동을 가다"

이 영화가 액션 스릴러 영화일거라 생각했는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중동 여행기 일 줄은 생각도 못했죠.

구글맵(...)으로 배불뚝이 아저씨가 위치 검색해 주는 것 말고 특별한 내용도 기억이 안납니다.-_-;


제가 영화를 판단하는 기준은 지극히 '대중성' '흥미' '볼거리' 위주입니다. 작품성, 예술성, 영화적 완성도 같은 것은 제대로 평가해주는 많은 영화 평론가들이 있기에 전 전혀 객관적이지도 않고 제 취향대로 영화에 평점을 줍니다. (예를 들어, 다이하드나 마이너리티 리포트, 쿵푸 팬더, 맘마미아, 같은 영화가 제가 좋은 평점을 주는 영화의 대표작들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가끔은 다른 사람들이 별 4개 준 영화에 별 2개 이하를 주거나, 다른 사람들이 별 1개라고 하는 영화에 별 4개 주면서 즐거워 하기도 하는데, 이건 제 성격이 삐뚫어져서가 아니라 단순히 제 취향 문제일 겁니다. ^_^

하지만, 일반적으로 제 취향은 대중의 흥미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편입니다. 남들이 재미있게 본 영화들은 대부분 저도 재미있게 보는 편이고, 오히려 보통 사람의 평가에 별 반개 정도는 + 되는 편입니다. 그만큼 웬만한 영화는 재미있게 보거든요.

평소에 미국 드라마. 그것도 수사물이나 스릴러 쟝르들(CSI, 크리미널 마인즈, WAT, NCIS, ...) 을 꾸준히 보다보면 지루한 장면을 잘 못 참게 됩니다. 보통 미국 드라마들이 초반 5분에 아주 강렬한 사건을 보여주고 (스릴러면 살인 장면, 병원물이면 사고 등등) 그 후로 잡다한 인간 관계는 거의 빼버리고 사건의 해결만 40분간 다룹니다. 그러다보니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고, 뇌는 점점 더 강렬한 자극에 빠져들죠.

그래서 '어느 멋진 날' 같은 영화를 보면, 대체 '사건(꼭 살인이나 사고가 아니더라도)' 은 언제 일어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한 남자의 일상만 보다가 '어어?' 하는 사이에 영화가 끝이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물론! 그런 무난한 진행에도 불구하고 '어느 멋진 날'은 재미있게 봤습니다.

바디 오브 라이즈는 '어느 멋진 날'과는 기대치가 다른 영화였죠. 같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더라도, 일단은 액션-첩보-전쟁 영화이기 때문에 잔잔하리라 예상되던 '어느 멋진 날' 과는 달리 '글레디 에이터', '블랙 호크 다운'을 생각하게 되고, 평가가 좀 안좋아도 기대를 하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잖아요!

에일리언, 델마와 루이스, 글레디 에이터, 한니발, 블랙 호크 다운, 킹덤 오브 헤븐, 어느 멋진 순간. 이 화려한 영화 목록들 좀 보세요!!!

게다가, 무려 '러셀 크로우'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입니다. 각각 혼자서 한 영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탑 클래스의 배우가 둘이나 출연하다니... 이건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확실히...

보통일이 아니더군요-_-;

일단 러셀 크로우가 출연료를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살 쪘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영화에 출연한 것이 아니라면, 그의 생각을 전혀 알 수가 없네요.

'전화 상담원' 역 따위로 만족하다니...

물론 짐 바리바리 싸들고 와서 아무 일 안하고 다시 돌아갔다가 다시 왔다가 갔다가... 반복하는 개그 장면도 몇 장면 보여주긴 합니다만 (영화에서 유일하게 웃긴 장면), 그 외에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랑 전화질 외에 하는게 없습니다.

아참~~ 구글맵!

영화 내내 구글맵으로 '디카프리오 어디있나?' 찾기도 하는데, 그것도 나중에는 어디있는지 놓치고, "아 미안~" 한마디 하더군요-_-;

이 영화 해외 로케도 장난 아닙니다.

JJ 아브람스(유명한 미드 '로스트' 및 영화 '미션 임파서블 3'의 감독)의 대박 히트작 '앨리어스(Alias)' 처럼 장면 전환 마다 새로운 국가로 이동하는데, 정말이지... 걸어서 세계속으로 다큐멘터리 같았습니다.-_-;

이 영화 협찬사가 구글이랑 내셔널 지오그라피였던가요?

게다가, 제작비의 대부분을 비행기 값에 사용했는지 액션 장면도 별로 그럴듯한 장면이 없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이글 아이'랑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정말 크죠. 물론, 라이아 샤보프 보다 이름도 훨씬 길고 아저씨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출연료가 좀 더 쎄기는 했겠지만, 러셀 크로우가 무료로 출연 했을테니(심지어 돈을 내고 출연했을지도?) 크게 부담가는 비용도 아니었을텐데요. 대체 제작비를 어디에 쓴걸까요 T_T;

사실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살찐 러셀 크로우나 연기파로 변신하려고 수염 기르고 인상쓰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외모는 예전만 못했지만, 둘 다 그래도 연기가 되는 배우들이 잖아요.

영화의 문제는 시나리오 아닐까 싶습니다. (원작 소설도 이렇게 지루했을까요?)

이 영화의 긍정적인 평을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이 영화를 액션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다'라고 얘기하면서, 작품성, 사회 비판, 중동과 전쟁에 대한 메시지를 가진 영화라고 주장하시는데 , 물론 맞는 말이긴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도 훨씬 더 재미있게(꼭 스펙타클이 아니더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엄청난 메시지를 가진 정말 좋은 영화를 많이 봤습니다.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하다. (어우~~~~)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영화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을 줬던 '킹덤'의 경우, 이렇게 지루하다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킹덤'에 어떤 대단한 액션 장면이 있던 것도 아니었거든요.-_-;

미국이나 한국에서의 흥행도 제작비에 비하면 참패 수준인 것 같고, 평론가들도 괜찮다는 경우도 있지만 별로라는 의견이 더 많네요.

미네아폴리스 스타-트리뷴의 콜린 코버트는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미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12번도 넘게 보았다.”고 일축했고,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웬 글라이버맨은 “소련과 핵경쟁이 한창이던 80년대의 상투성을 포스트-9/11 세계로 적응한, 정말 따분한 구식 스파이물.”이라고 공격했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CIA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은 정말 충격, 또 충격이다!”이라고 영화의 상투성에 대해 빈정거렸다.


12번 넘게 봤어도 상관없고, 상투적이어도 되니... 흥미 진진하게만 만들었어도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다만, '액션'이라고 기대하지 않고, 중동의 현실을 알고 싶다거나 러셀 크로우가 살찌면 어떻게 되나가 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보셔도 괜찮습니다. 보고 후회 안하실거에요~ 라고 까지는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기대 안하면 좀 덜 지겹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