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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2. 31. 04:02
* 사진은 movist.com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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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심하게 안끌리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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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 한번이라도 봤으면 영화 안봤을 것 같다.


감독 : 강형철
배우 : 차태현  / 박보영 / 왕석현 
장르 : 코미디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시간 : 108 분
개봉 : 2008-12-03



이번주에 과속 스캔들400만!을 돌파했습니다.

400만이라는 수치는 다크 나이트(406만), 미이라 3(409만) 와 비슷하고, 인디아나 존스 4(413만), 맘마미아(423만), 강철중(430만), 아이언맨(431만), 쿵푸 팬더(467만)에도 근접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놈놈놈이 11월 말까지 660만이었고, 더 늘어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고려할 때, 지금 기세(헐리웃 대작 사이에서도 4주 연속 1위)라면 과속 스캔들이 추격자(507만)을 누르고, 놈놈놈을 따라 잡을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장화/홍련, 달콤한 인생의 김지운 감독은, [과속 스캔들]이 첫 영화인 강형철 감독에게 그야말로 '발릴'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제작비 대 수익이나 대중의 평가를 생각해보면 이미 그렇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사실 과속 스캔들이라는 영화를 과연 누가 기대했었을까요? 차태현 부인과 박보영 학교 친구들? 아니면 왕석현 어린이의 부모님?

과속 스캔들이라는 제목 부터가 에러였고, 소재도 뻔해 보였습니다. 사고쳐서 생긴 애가 부모를 찾아 나타나서 일어나는 해프닝이라는 어디선가 많이 봤던, 너무나 식상해 보이는 소재. 그리고 어떤 연기를 할지 뻔히 짐작 가능한 뺀질이 차태현이 주연이다? 게다가 애들이 나오는 한국 영화는 집으로를 제외하면 거의 다 실패했었습니다. 특히, 비슷한 느낌인 파송송 계란탁 의 경우도 괜찮다는 평도 있었지만 흥행에서는 대 실패였죠.

저는 딱 구세주, 청춘만화 정도의 영화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영화들이랑 비교해서 미안...)

그런데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더군요. 요즘 입소문 마케팅이 어디서나 유행이고 가장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영화 쪽에서는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과속 스캔들이 거지 같은 제목과는 달리 재미있고 완성도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까칠하기로 유명한 영화 평론가 허지웅씨는 물론이고 다른 블로거들의 평가도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설마 싶어서 확인해보니 무비스트 평점도 8.66 으로 1위를 달리고 있더군요.

'앗, 저 평점은...!

설마, 박보영이 벗었나!??-_-'

.......


차태현은 제가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흠...;;;)

할렐루야 에서 '뺀질이'로 처음 나왔을 때, '저 놈은 크게 될 놈이다' 라고 예언했고, 그 예언은 적중해서 엽기적인 그녀 에서 확 떴습니다. 연애소설에서는 고 이은주와 손예진이라는 미녀 스타들과 연기하는 행운도 얻었고, 첫 사랑 궐기대회 에서는 다시 손예진과 파랑주의보에서는 송혜교와 복면달호에서는 이소연과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의 바보에서는 무려 하지원 (커엉!)과 연기했습니다. 장동건이나 정우성도 아닌 놈이 한국의 미녀 탑스타들과 이렇게 많은 영화를 찍었다는게 믿을 수가 없죠. 그것도 1997년 할렐루야, 2001년 엽기적인 그녀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뺀질이/순박남으로 말이죠.

차태현은 이미지가 확실합니다. 아무리 짐 캐리가 마제스틱이나 트루먼 쇼에서 진지하게 나오건 사람들에게 짐 캐리는 '웃긴 놈'이고, 아놀드슈왈제네거가 정치를 잘하건 못하건 '근육 액션 스타' 이미지듯, 차태현은 그저 뺀질 뺀질한 놈입니다.-_-;

순박한 이미지와 뺀질함, 코믹함이 공존하기 때문에 얄밉지만 귀엽고, 또 코믹스럽습니다. 아무리 뻔한 이미지더라도 대중에게 미움받지 않고, 즐거움을 줄거라고 기대하게 만드는 배우는 의미가 있습니다. 임창정이 그렇듯 차태현도 대 스타는 아니지만 적당한 흥행 성적을 내주는 쓸만한 카드라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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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끔은 그런 적당한 카드가 대박을 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차태현은 '망한 아이돌' 인데, 살짝 싸가지 없는 된장남 스타일로 나옵니다. 이런 배역의 경우 원래가 멋있는 배우(원빈이나 현빈?)일 경우 관객들이 실제로 싸가지 없게 느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차태현의 경우에는 아무 설명이 없어도 그냥 '뺀질이(...)'로 보입니다. 변신이 필요할 경우에는 치명적일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는 설명없이 기존의 이미지가 먹어주는게 굉장히 유리하게 작용하는거죠. 뭔가 망했다는 이미지가 원빈이면 슬프고 애통한 일 같은데, 차태현이면 그럴수도 있겠네 싶은거죠-_-;;;

또, 차태현은 실제로 라디오 방송 진행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경험을 살려서 영화에서 더욱 배역에 적합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차태현을 미리 고려해서 시나리오가 나왔는지, 아니면 시나리오가 나온 후 배역에 맞는 인물로 차태현이 뽑혔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만큼은 정말 딱 맞는 배역이었다고 칭찬하고 싶습니다.


아역들의 연기는 그야말로 최고였습니다. 일단 문근영 양에게 국민 여동생 자리를 물려 받은 박보영은 외모도 귀엽고, 연기도 발군이었지만, 노래 실력도 대단했습니다. 올해만 주연/조연으로 4편의 영화를 출연했다는 박보영은 정말 국민 여동생을 이어 받고도 남을 기세입니다.

사실 최근 국민 여동생 하면, 그녀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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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했던 2008년, 대한민국 국민들을 웃음짓게 해줬던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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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는 정말 하품 하는 모습까지도 귀엽고, 손가락으로 광선을 쏜다고 해도 믿을 만큼 사랑스럽죠.

그런데, 김연아는 이제 국민 여동생이 아니라, 국민 요정이나 국민 여신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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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의 미소를 찬양하라!


배우로 시작된 '국민 여동생' 칭호를 또 다른 배우에게 넘겨 준다면, 그건 박보영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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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영아, 오빠는 이제 니가 여동생으로 안보여-_-;


문근영은 가을동화 이후, 장화/홍련, 그리고 신드롬을 일으켰던 '어린 신부'까지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으로 '국민 여동생'이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고, 문근영 만의 이미지는 그 후의 배역들과 CF 로 인해서 완전히 굳어졌습니다. 위에서 얘기했던 차태현의 경우처럼, 대중이 문근영에게 기대하는 이미지는 너무 고정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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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 시절 문근영. 사실 지금도 이런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다.



스스로 그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했지만 계속된 실패로 위상만 추락하는 결과를 낳았고, 바람의 화원에서 중성 이미지로 변신을 성공하기 전까지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박보영의 '국민 여동생' 칭호는 문근영에게는 큰 도움이 됩니다. 박보영의 경우에는 문근영과의 비교로 인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겠지만, 대신 그 호칭에서 얻는 도움 또한 클 것이고, 문근영의 경우 연기 변신을 성공한 순간에 김연아, 박보영 같은 새로운 여동생들이 등장해서 대중들의 기대가 넘어가 준다면, 문근영이 배우로 제대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문근영은 이 기회를 살려서 좀 더 색다른(대중이 납득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변신을 해나가면 좋을 것 같고, 박보영의 경우에는 문근영이 겪었던 시행착오 (한가지 이미지로 굳혀지는 것)를 겪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보영의 경우 다행이도, 어린 신부 같은 영화의 '철없고 귀엽기만 한' 배역이 아니라, 무려 미혼모! 이면서 조금은 강하게 도전하는 그런 이미지를 같이 얻었기 때문에, 첫 시작이 상당히 유리합니다. 국민 여동생의 칭호를 받으면서도, 변신이 가능한 그런 입장인거죠.

사실 외모로는 박보영이 문근영의 '국민 여동생' 칭호를 물려 받는게 가능한가 싶기도 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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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문근영이 더 어려보인다 -_-;;;;;;


문근영이 1987년생이고, 박보영은 1990년생으로 3살 차이가 나는데, 아직도 문근영이 더 어려 보입니다.-_-;

어쨌든 박보영은 김아중이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얻었던 것과 같은 인기에 국민 여동생이 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었습니다. 나이에 비해 연기도 좋고, 노래도 잘하는 매력있는 어린 배우인 것입니다.

대박을 친 후에는 여러가지 위기가 있을 수 있습니다. 김아중 처럼 작품 선정을 하지 못해 대중으로 부터 잊혀질 수도 있고, 문근영 처럼 이미지가 굳어져서 그것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배우라면 잘 할것 같고 기대가 됩니다.

왜냐구요? 아래 사진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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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사라지는 저 미소가 너무 매력적... ^^



네, 잘 될 겁니다.

귀여울 뿐 아니라, 섹시할 수도 있는 국민 여동생이라니... 어후~ -_-;;;


황기동 어린이로 나왔던 왕석현 군은 그야말로 '어메이징' 이었습니다. 귀여울 뿐 아니라, 연기도 놀라웠습니다. 아마 이 영화 흥행의 30% 정도는 왕석현 군 덕분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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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 엄마랑 아들이라기 보단, 누나와 동생으로 보여-_-;

상당히 똘망 똘망하게 생겼죠?-_-;

전 '아이'가 등장하는 영화를 상당히 싫어합니다. 제 기억속에 등장했던 아이들은 보통 뭔가 심각한 사고를 치거나, 말썽을 부리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게다가 뭔가 어색한 연기 그런게 눈에 거슬렸거든요.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됐을 무렵에 제목 말고도 싫었던 부분이 바로 그거였습니다. 아이의 출연...

근데, 왕석현 군은 사고를 치기 보다는 오히려 사건의 원만한 해결을 돕습니다.-_-;

어떻게 보면 스토리 진행의 키를 왕석현 군이 쥐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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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자연스럽게 어우러졌던 3명의 배우들


게다가 각 장면에서의 행동이나 표정 연기가 정말 귀엽고 웃깁니다. 본인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연기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완전히 통했습니다. 최고~!

차태현의 뻔하지만 적절한 연기, 박보영의 훌륭한 노래 실력과 좋은 연기, 그리고 왕석현 군의 기대 이상의 발군의 연기 (설마 피아노도 직접 친건 아니겠지? 후덜덜) 3박자가 어우러지면서 배우들의 시너지 효과는 배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이 세명이 출연하는 시드콤이나 과속 스캔들 2 가 나와도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른 조연들(박보영의 남친역, 라디오 방송국 스텝들, 국장 등등)도 무난한 연기를 보여주었고, 특별 출연한 성지루씨는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원래가 좋은 연기를 하는 분이지만 이 영화에서는 개그 또한 최고였습니다. 특히, 기자 회견 후 전화하는 장면에서 극장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뻔 했습니다. 푸헐헐-_-;

차태현 상대역으로 나온 황우슬혜(선녀)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미쓰 홍당무 이후 또 한번 좋은 영화에 출연하는 행운을 얻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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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생으로 27살 (곧 28살;)



이 영화가 흥행 대박을 이뤄낼 수 있는 것은 타이밍 적인 부분도 있고(연말/크리스마스에 따뜻한 가족 사랑 영화), 차태현이 의외로(...) 생각보다 흥행 카드였던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아역들의 좋은 연기와 짜임세 있고 유쾌한 스토리 라인, 구성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타이밍 상, 크리스마스에 '인류 최고의 위기, 남은 시간은 78분' 따위를 외쳐대는 지구가 멈추는 날 (실제로 영화를 보신 분들은 뇌가 멈춰버렸다고 함;;;) 이나, 뱀파이어의 종족간의 대결!! 트와일라잇 (남자 주인공에 평점 1.0 을 주신 많은 분들을 알고 있습니다) 라니 이건 좀 아니잖아요-_-;

개봉작 중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벼랑위의 포뇨가 가족이 함께 보기 괜찮을 것 같지만, 이건 제목이 '벼랑위의 포르노' 로 보여서... (저한테만 그렇게 보이는건가요-_-)


이 영화가 정말 좋았던 점은 작가가 '조금도' 오버하지 않았다는 점 입니다.

제가 영화 감상에서 자주 칭찬하는 부분이, 각본에서 오버하지 않을 때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소설을 써도 그렇고 각본을 써도 그럴텐데(제가 써본 것은 아니지만) '감동을 주고 싶다' 또는 '웃기고 싶다' 등등 뭔가 관객의 반응을 끌어내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잘 나가던 영화가 갑자기 3류 신파극이 된다거나 뭔가 갑자기 배우들이 폭발적인 오버를 하게 되는 막장 스토리로 흘러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칭찬해던 영화들도 종종 그 유혹을 못 이기고 살짝 방황을 하다가 다시 제자리를 찾아서 아슬 아슬한 마무리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영화는 그런 억지가 정말 적은 편입니다. 감동을 주겠다는 시도도 없고, 웃겨보겠다는 억지 개그 코드도 없습니다. (웃기는 장면은 대부분 왕석현 군이 해줘서 더욱 자연스럽습니다. 후후)

미녀는 괴로워랑 살짝 비슷하게 신파로 흐를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데 그곳에서도 '나라도 저럴 것 같네' 라는 생각이 들 만큼 자연스럽게 진행합니다. 만족~ 대 만족!

소재나 설정은 억지스럽지만, 상황은 억지스럽지 않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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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때 과속했는데, 그 딸 마저 과속을 해서 손자를 들고 온다는 설정은 '어린 신부'에서 할아버지가 원한다고 온 가족이 여고생을 (거의 억지로) 결혼 시킨다는 설정 만큼이나 황당하지만, 그 설정을 인정 한 후에 진행되는 스토리나 상황은 대단히 인간적이고, 그래서 자연스럽습니다.

이번이 첫 영화인 강형철 감독은 영화의 성공 만큼이나 기대를 받는 감독이 되었습니다. 좋은 각본과 좋은 연기자들을 만난 행운도 있지만, 소소한 얘기를 재미있게 풀어나가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준익 감독이 이상할 것 같은, 혹은 지루할 것 같은 소재로도 좋은 영화를 많이 만들어 낸 것 처럼, 강형철 감독도 차기작에서 이번 영화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