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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7. 14.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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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마크 오스본 / 존 스티븐슨
목소리 : 잭 블랙 / 성룡  / 더스틴 호프만 / 안젤리나 졸리 


2D 에니메이션에서의 디즈니의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아카데미 주제가 상을 휩쓸던 뮤지컬 스타일의 디즈니 셀 에니메이션은 인어 공주와 미녀와 야수를 거쳐 라이온 킹에서 정점을 찍었죠.

하지만 픽사의 토이 스토리(1995) 대 성공 이후로 찬란했던 (디즈니의) 극장용 2D 에니메이션의 시대는 가고, 3D 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습니다. 릴로와 스티치(2002), 브라더 베어(2003)의 그저 그런 흥행은 그런 예상을 입증했고, 2D 에니메이션의 실패로 디즈니는 픽사와의 계약을 반드시 연장할 수 밖에 없게 됐죠. 픽사 없는 디즈니의 3D 에니메이션은 사실 생각할 수도 없으니까요.

이런 3D 에니메이션의 인기 덕분에 스티브 잡스는 애플로 왕의 귀환을 할 수 있었고, 디즈니에 눌려 에니메이션 분야에서 기를 피지 못했던 드림웍스는 슈렉 (2001)을 만들어 내서 대 성공을 거두어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알렸습니다. 폭스까지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를 성공 시키면서 이제 에니메이션은 디즈니의 독주가 아닌 무한 경쟁 시대가 된 것이죠.

하지만, 디즈니의 픽사가 토이 스토리 시리즈 이후로,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러블 등 매번 새롭고 신선한 에니메이션으로 흥행 기록을 새로 쓴 것에 비해, 드림웍스의 경우 슈렉 시리즈만을 내놓으면서 흥행 수익만 챙길 뿐 뭔가 참신한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했습니다.

이런 타이밍에 등장한 것이 바로 쿵푸 팬더입니다.

슈렉을 20자로 표현해보면 '웃기지만 참신하지는 않은 녹색의 패러디 괴물' 정도로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가 못말리는 디즈니의 광 팬이었고, 그 애정이 픽사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슈렉을 싫어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슈렉은 '비틀기와 패러디'를 기본으로 유머와 스토리를 진행합니다. 디즈니의 전형적인 만화 캐릭터를 풍자하거나 유명한 영화의 장면들을 재미있게 패러디 합니다. 아예 1편의 경우 메인 스토리 자체도 패러디입니다.

패러디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순수 창작물에 가까운 몬스터 주식회사나 니모를 찾아서의 유머 코드가 훨씬 더 난이도가 높고, 넓은 대상에게 통한다는 것입니다. 풍자는 특정 대상에게는 재미있을 수 있지만 또 다른 대상에게는 기분 나쁠 수도 있고, 패러디는 특정 대상에게는 재미있을 수 있지만 또 다른 대상에게는 무슨 말인지 모르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슈렉 1편에서 큰 웃음을 선사했던 매트릭스 패러디의 경우에도 매트릭스를 보지 않은 사람의 경우, '저게 왜 웃기지?' 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슈렉 자체가 성인 에니메이션을 표방하고 있고, 픽사의 에니메이션의 경우 디즈니의 옛 셀 에니메이션 처럼 전연령을 커버하기 때문에 드림웍스의 슈렉과는 대상이나 목적 자체가 다릅니다. 어느 에니메이션을 더 우위에 놓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드림웍스에도 '전 연령을 위한' 에니메이션은 필요했습니다.

폭스의 아이스 에이지 같은 것이 말이죠. (성인 취향 같으면서도 아이들까지 볼 수 있는!)

그 중요한 임무를 맡은 것이 바로 '쿵푸 팬더' 였습니다. (쿵푸 팬더라는 제목이 나오기까지 정말 다른 말이 많았네요-_-;;)

쿵푸 팬더는 그야말로 목적에 충실한 영화입니다. 픽사의 에니메이션 처럼 재미 뿐 아니라 감동과 메시지까지 전달하려는 욕심이 전혀 없습니다. (있었다면 못 알아차려서 미안하다 드림웍스-_-)

쿵푸 팬더는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개인 취향에 따라 선호도는 다르겠지만, 네이버나 무비스트 평점이나 리뷰가 보여주듯 재미 면에서는 별 4개 이상을 받기 충분합니다. 유머의 장치도 매우 교묘해서 전 연령층을 '동시에' 커버하는 그런 유머는 아니지만, 성인과 아이들이 모두 즐길 수 있게 해놨습니다.

스토리 라인도 단순한 편이지만 명쾌하고 흥미진진 합니다.

그동안 헐리웃에서 동양 무술을 영화에 접목 시키려고 참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둔 영화는 없었습니다. 방탄승이 그랬고, 키스 더 드래곤이 그랬고, 최근의 포비든 킹덤도 그렇구요.

하지만, 에니메이션으로 탄생 시킨 헐리웃 버전의 무협 영화는 다릅니다. 드디어 헐리웃에서는 서양과 동양에 모두 통할 무협 영화(에니메이션이긴 하지만)를 완성 시켰습니다.

쿵푸 팬더는 동양 배경인 듯 하면서도 동양적이지 않습니다. 마치 닌텐도의 게임들 처럼, 특정 국가나 지역에 속해이지 않은, 그러면서도 모든 정서와 공감대가 다 녹아있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드림웍스의 캐릭터 설정도 많이 대중적이 되었습니다. '하자'있는 주인공은 여전하지만, 어느 정도 목표와 열정이 있고 결국 꿈을 이루고야 말죠. 게다가 뚱뚱해도 어느 정도는 귀여운 팬더(!)이기도 하구요.

보조 캐릭터들도 마찬가지. 카리스마가 넘치는 숨넘어가는 거북 도사와 너구리(?) 스승 시푸는 스타워즈의 요다의 특징을 물려 받았고, 나머지 5인방은 성룡 영화의 설정을 그대로 이어 받아서 쿨 했으면 쿨 했지, 비비꼬인 캐릭터는 전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애초에 '쿵푸 팬더'는 드림웍스가 '슈렉'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작한 에니메이션인 만큼, 슈렉에서 성공한 장치를 다시 가져다 사용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았습니다. 슈렉에서 통한 유머는 슈렉이기에 통한 것이니까요.

쿵푸 에니메이션인 만큼 액션 장면도 화려합니다. 귀여운 동물들이 나와서 멋진 전투를 보여주는 만큼, 대사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까지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쿵푸 영화에 대한 추억이 있는 성인들도 상당히 감명 깊게 볼 수 있죠. 게다가 위에서도 얘기했듯 아이와 성인이 모두 즐길 수 있도록 유머를 배치해 둔 것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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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팬더의 목소리를 맡은 잭 블랙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주연을 맡았던 스쿨 오브 락이나 킹콩(킹콩 역이 아니니고 영화 감독 역이었습니다;;) 에서 보다도 쿵푸 팬더에서의 목소리 연기가 더욱 그를 돋보이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만큼 쿵푸 팬더에서의 그의 목소리 연기는 최고였습니다.

마치 주인공 처럼 이름이 걸려있는 성룡의 경우 가장 대사가 적은 캐릭터인 '원숭이'역이라 전혀 기억에 남아 있지 않고, 호랑이 역을 맡은 안제리나 졸리는 카리스마 있는 적당한 목소리를 내준것 같습니다. 오버하지 않고 캐릭터에 딱 맞는 정도의 목소리였다고 평가합니다. 안제리나 졸리는 역시 원티드 처럼 표정과 목소리가 같이 나올 때 카리스마가 특급이라서 말이죠. : )  뱀-_-역인 루시 리우의 목소리나 학, 사마귀 등은 비중이 그다지 많지 않은 관계로 별로 평가할 것이 없네요.

귀여운 스승 '시푸' 역을 맡은 더스틴 호프만은 잭 블랙 만큼이나 좋았습니다. 역시 헐리웃의 배우들은 실제 연기 뿐 아니라 성우도 너무 잘하는 것 같습니다. 제발 한국 배우들도 에니메이션 성우할 때 전문 성우 처럼 잘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 홍길동전의 악몽이....)

메트릭스의 키 메이커 역이자 한국인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랜달 덕 김'이 역할을 맡은 대 사부 우궤이의 경우에는 목소리와 영상이 모두 카리스마가 넘쳐서 출연은 길지 않았음에도 너무 인상 깊게 남아 있네요. 특히 과거 회상에서 타우렝을 물리치는 모습은 극장에서 다들 '앗' 했죠. 후후;

랜달 덕 김 외에도 스탭에 한국인이 몇 명 있고, 음악을 이현도와 비가 맡는 등 쿵푸 팬더는 여러가지로 우리 나라와 연관이 있어서 더 흥미가 생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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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평범하지만 짜임세 있는 스토리, 개성있는 캐릭터 디자인, 화려한 연출, 쉴틈 없이 쏟아내는 유머, 흥미진진한 전투씬, 그리고 적절한 성우까지...

쿵푸 팬더는 그동안 드림웍스 3D 에니메이션의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리고,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재미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다만, 쿵푸 팬더 2, 3 ... 로 이어지지는 않기를 바랍니다.

항상 '끝을 본' 스토리에 이어지는 후속작들은 끝이 좋지가 않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