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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2. 13.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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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훈 PD에 의해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이은성씨의 '동의보감' (드라마 제목 허준) 은 새벽 3시에 3권을 모두 읽은 후, 그 벅찬 감동을 누를 수가 없어서, 그 시간에 처음부터 다시 1번을 더 읽은 작품입니다. 이은상씨가 돌아가시지 않고 상-중-하 3부작이 아닌 춘-하-추-동의 4권으로 끝맺음을 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는 작품이었죠.

허준이 갑자기 왜 튀어나왔냐면(너무 생뚱맞죠?;;;), 다이하드는 소설 '동의보감'처럼 제가 보고 나서 감동 먹고 곧 바로 다시 한번을 본 유일한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이 후로 제가 가장 재미있게 본 쇼 생크 탈출 같은 영화도 바로 다시 본 경우는 없었습니다.-_-;

다이하드가 처음 나온 1988년 그 때까지의 영화에는 '메트릭스(1999)'도, '스피드(1997)' 도, '터미네이터 2 (1991)' 조차도 없을 때였습니다.

다이하드가 가져온 문화적 충격은 대단했습니다.

터미네이터 2 가 CG/SF 액션 영화의 신기원을 이룬 만큼이나, 저는 다이하드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의 마초 영웅 존 맥클레인은 그 이전까지의 액션 영웅이었던 람보나 코만도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영웅이었습니다. 부부 관계는 익숙하지 못하고, 그렇다고 직업적인 대 성공을 이루지도 못했으며, 대단한 영웅심을 가진 히어로도 아닙니다. 그냥 어쩌다보니까 사건에 휘말리고, 어떨 수 없이 열을 내는데, 상대방도 같이 열을 내며 맞짱구를 쳐주다보니 영웅으로 만들어 진 것 뿐이죠.

영웅이 되고 난 후의 세상의 반응도 그다지 대단하지도 않습니다. 2편에서는 다시 부인과의 관계가 안좋아지고, 3편에서는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4편에서는 아예 헤어졌고 딸에게도 미움 받고 있죠. 그냥 봐서는 실패한 인생의 모델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매 편마다 악당한테만은 악몽 같은 존재죠.

요즘은 '24시'나 '에너미 오브 더 스테이트', '본 울티메이텀' 등 영화에서 보여주는 과학 기술과 악당들의 스킬이 상상을 초월합니다만, 다이하드 나올 당시의 악당들은 전형적인 '나쁜놈' 일 뿐이었죠. 하지만, 다이하드 1 이나 2에 등장한 그 나쁜놈의 능력과 카리스마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건물을 점거하고 핵킹해서 완벽한 방어선을 구축한 1편이나, 항공 시스템을 완전히 장악하고 SWAT 팀까지 꾸며낸 2편은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만점을 주고 싶습니다. 다이하드가 뛰어난 액션 영화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브루스 윌리스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도 있지만, 악당이 보여준 카리스마도 큰 몫을 했다고 봅니다.  

다이하드는 액션 영화의 팬에게 뿐 아니라 브루스 윌리스라는 배우에게도 엄청난 선물이었습니다.

블루문 특급의 그저 그런 배우였던 블르수 윌리스는 이 영화를 통해 실버스타 스텔론, 아놀드 슈왈제네거, 해리슨 포드와 맞먹거나 능가하는 액션 배우로 올라설 수 있었습니다.

그 후의 브루스 윌리스 필모그라피는 그야말로 초대박이죠. 다이하드 시리즈를 빼더라도...
마지막 보이스카웃, 컬러 오브 나이트, 펄프 픽션, 12몽키즈, 라스트맨 스탠딩, 자칼, 머큐리, 아마겟돈, 식스센스, 언브레이커블, 나인 야드, 밴디츠, 태양의 눈물, 씬 시티, 호스티지, 식스틴 블럭 등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들도 여럿 있습니다.

아마 필모그라피에서 브루스 윌리스와 대결할 수 있는 배우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음, 근데 생각해보니까 좀 있긴 있군요. 톰 행크스, 톰 크루즈, 아놀드 슈왈제네거, 해리슨 포드, ...  미국 배우층이 정말 넓긴 넓네요. 하하 -_-;)

다이하드는 브루스 윌리스 외에도 감독들에게도 큰 기회를 안겨줬습니다.

프레데터(1987)을 찍은 후 곧 바로 대박을 터트린 존 맥티아난 감독은 그 후로 '붉은 10월', '라스트 액션 히어로' '다이 하드 3' '13번째 전사' '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등을 찍으며 흥행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고, 다이하드 3를 찍었으며, 이번 다이하드 4 의 제작을 맡기도 했습니다.

2편을 찍었던 래니 할린도 '클리프 행어', '컷스로트 아일랜드', '롱키스 굿나잇', '딥 블루 씨', '마인드 헌터' 등을 찍으며 역시 다이하드 감독 다운 이름값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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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다이하드 4.0 의 감독인 렌 와이즈먼의 경우 향후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언더월드 2와 다이하드 4.0 으로 시작을 좋게 출발했으니 충분히 존 맥티아난이나 래니 할린 처럼 액션 영화의 흥행 감독이 될 수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게다가 꽤 잘 생겼잖아요.

렌 와이즈먼 감독은 무비스트의 인물 소개를 보니, 고질라, 맨 인 블랙,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미술을 담당했었다고 하네요. 디자인에 대한 감각이 뛰어나서 광고나 뮤직 비디오 같은 작업을 하면서 명성을 얻게 되어 결국 다이하드 4.0 을 맡게 되었네요.

대단합니다. 게임계에서 비교하자면 디아블로의 아버지 '빌 로퍼'를 떠올리게 합니다. 음악 담당으로 들어가서 2년만에 블리자드 노스의 부사장을 맡게 되고, 최고의 연출자로 성장한 모습이 비슷하네요.

그래도 얼굴은 렌 와이즈먼의 압승입니다.-_-;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처럼 자기 영화에 종종 까메오로 출연해도 괜찮겠어요. 호호!


다이하드 4.0 감상에 진입하기 전에 벌써 다른 영화 감상 분량의 내용을 써버렸네요.
그만큼 다이하드는 제게 인상깊고 즐거운 영화였거든요.

4.0 은 '디지털 시대의 악당' 을 '아날로그 시대의 마초' 가 때려잡는다는 컨셉인데, 사실 이것이 꼭 4편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닙니다. 앞에서 얘기했지만 4편 이전까지의 모든 적들도 모두 그 시대를 앞서가는 엔지니어 출신의 악당들이었고, 브루스 윌리스는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몸으로 때우는 스타일이거든요.

하지만, 4편은 확실히 전편들 보다도 더욱 '하이테크'임에는 분명합니다. 컴퓨터도 잘하면서 싸움도 잘하는 쿵후 아가씨 (얼굴도 괜찮은 편)인 매기 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악당들은 '컴퓨터 엔지니어' 입니다. 엔지니어 정도가 아니라 미국 내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핵커들이죠.

이 핵커들이 말도 안되게 놀라운(실제로 말이 안된다;;;) 기술로 미국을 박살내 버립니다. 국가 공공 시설을 모조리 작살내고, 컴퓨터나 전자 기기가 들어간 모든 시설을 지배해 버리죠. 조지 오웰의 '빅 브라더'가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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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의 사뮤엘 L 잭슨 때보다는 훨씬 더 그럴듯 한 이유(브루스가 컴맹이니까)로 같이 다니는 핵커 청년 '저스틴 롱' (이거 본명입니다) 은 약간은 키아노 리브스를 닮은 듯 하네요.
 
물론! 많이 부족합니다. -_-;

솔직히 말하자면, 감독 렌 와이즈먼이 얼굴은 더 낫군요...;

어쨌든 컴퓨터 기술자로 출연했기에 상당히 친근감이 느껴졌던 배우였습니다. 이런 배역이 보통은 별 활약을 못하는데 (트랜스포머의 남자 주인공을 생각해보시라!-_-), 다이하드 4.0 에서는 다행이도 브루스 윌리스가 대단한 컴맹이라 저스틴 롱도 등장할 기회가 꽤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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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하드는 악당이 중요하다고 앞에서 주장을 했었는데, 티모시 올리펀트는 제 개인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네, 컴퓨터 핵커라서요...-_-;

그리고, 꽤 카리스마 있지 않았나요? 미국을 손끝으로 박살내는데 아주 멋지던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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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보다는 키보드가 어울리던 최종 보스


어디서 많이 봤던 배우다 했더니,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The Girl Next Door) 에 등장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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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사뭇 다르지만-_-;

아, 참고로 옆의 아가씨 (아찔한 그녀) 는 '엘리샤 쿠스버트'라는 배우인데, 미국판 '엽기적인 그녀'의 주인공입니다. 사실 그것보다는 미국 드라마 폐인들 사이에서 '24시의 짜증녀' 로 알려져있죠. 엄청나게 예쁜 얼굴(스크린샷은 좀 안습으로 나왔습니다만)이지만, 미치도록 말 안듣고 사고쳐서 전세계적으로 미움 받았었죠;;;

제가 지금... 티모시 올리펀트 얘기를 하고 있었던가요-_-;  ( 이 글이 끝나긴 끝날까요? )

어쨌든 착한편(브루스 윌리스/저스틴 롱) vs 악당편(티모시 올리펀트/매기 큐) 조합은 괜찮았습니다.

덤으로 비중은 적었지만, 충분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존 맥클레인의 딸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테드' 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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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하이,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등에 출연했었고 두 영화 모두 제가 봤었지만 기억은 잘 나지 않네요.
(아, 스카이 하이에서 그 악당이었나?;;;)


잘 생긴 감독 '렌 와이즈먼'의 연출력은 상당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언더월드 2 는 영화적인 재미는 좀 별로였지만(시나리오를 탓하고 싶다) 적어도 화면의 분위기는 정말 괜찮았거든요. 이 사람이 미술 출신이라 그런지 화면을 다루는 스킬이 상당히 좋은 것 같습니다.

덤으로 CG 를 최대한 배제한 아날로그 액션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자동차로 헬기를 날려버리는 장면을 비롯한 각종 액션의 연출은 다이하드의 4번째 시리즈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터미네이터 2 이후, 메트릭스와 반지의 제왕, 그리고 최근의 트랜스포머와 베오울프까지 CG 의 놀라운 발전은 지겨울 정도로 만끽했습니다. 그런 시점에 등장한 아날로그 마초 영웅은 약간의 무리수 (미국을 다 때려잡은 기술자들이 브루스 윌리스에게 개박살난다 -_-)가 있더라도 환영할만 합니다.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온 지인들의 평가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별 3개~3개 반. 재미있지만 아주 대단하지는 않다. 정도?
예전 1,2 편에 비해서는 못하지만 그럭저럭 볼만하다. 정도?
그 이하로 실망한 사람도 있구요.

확실히 좀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 너무 억지스럽고도 '쉽게' 미국이 망가진다. 핵커가 이렇게 미국을 한방에 날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
- 너무 억지스럽고도 '쉽게' 그 핵커들을 브루스 윌리스가 때려잡는다.
  미국 전체(CIA, NSA 조차도...)가 꼼짝도 못하는데!-_-;;;;
- 핵커가 지나치게 뛰어나다. PDA 만 있어도 저렇게 미국 기관들을 막 지배하진 못하지-_-;
- 핵커가 전부 오타쿠 같다.-_-;
  그렇지 않아도 프로그래머들 박봉에, 이미지 나빠져서 결혼 못하는데...
  이런 영화 보고나면 컴 하는 애들 보면 '아 저 오타쿠 새끼들' 하는 느낌일것 같다 -_-;
- 자동차로 헬기를 때려잡는건 너무 오버다. 트랜스포머도 아닌데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난 좋았음)
- 딸의 비중이 너무 적었다. 매기 큐랑 맞짱 떴으면 했는데-_-;
- 브루스 윌리스 뛸 때 숨차 보인다. (이건 뭐 배우가 나이가 들었으니... 인디아나 존스 4 에 나오는 해리슨 포드는 과연 어떨까? 영화 자체는 엄청나게 기대중인데... 요즘 시대에는 이런 프렌차이즈 시리즈의 스타가 없는 것 같네. 본 시리즈는 끝나버렸고. 오션스 시리즈도 다들 올드 보이들...)

이런 얘기들이 있었지만, 그런 단점쯤은 다 잊을만큼 재미있게 봤습니다.

다이하드니까요!

영화적인 재미 별 3.5 개 + 다이하드 보너스 점수 0.5 점 해서,  별 4개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