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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4. 4. 07:50

"클래식"


제목  :  클래식
감독  :  곽재용
출연  :  손예진, 조승우, 조인성, 이기우, 이상인(여자임;;;)
개봉일 : 2003년 1월 30일




 유명한 포스터                           생소한(;;) 포스터



  "유치해... 클래식 하다고 해둘까?"


  제 소감이 아니라(;;) 손예진의 대사입니다.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감독이 선보이는 두번째 사랑이야기. 
  
  개인적으로 엽기적인 그녀의 원작도 별로 안좋아하고 (질투는 아닙니다. 원작의 말
투가 너무 싫었어요;;) 영화도 별로였습니다. 제 노인틱한 감각에 맞지 않았던거겠죠.  
반대로, 제목부터 클래식한 '클래식'은 엽기적인 그녀에 비해 훨씬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어머니랑 둘이 봤습니다.-_-;;;;;;;;;;;;;

  하하;

  최근 혼자 밤에 영화보는 재미에 흠뻑 빠져있었죠. 그런데 어머니께서 어깨가 아프
시다고 영화 보면서 주물러 달라고 하셔서 주물러 드리는데, 초반을 잠깐 보시더니만
"엇, 우리 때의 얘기 잖아?" 라고 하시면서 끝까지 보시더군요.  (원래 어머니는 '레
드 드래곤' 같은 스릴러나 '스피드' 같은 액션 영화를 좋아하시고, 한국 영화는 거의
안보셨었거든요;;)





  손예진은 통신망에서 굉장히 안좋은 평가를 받는 배우 중의 하나인데, 저는 상당히
마음에 들더군요. 적어도 클래식이라는 영화에서는 굉장히 잘 어울렸습니다. 최근 예
쁜 연예인들(이나영, 장진영, 한채영, 성유리, 유진)과 달리 굉장히 '고전틱한' 외모
에, 땋은 머리와 옛날 교복이 정말 잘 어울리더군요. 원츄~♡



 영화 보기 전까지는 왼쪽 사진보고 장나라인 줄 알았다.-_-;




 비록 지독하게 예쁘지는 않지만 독특한 매력이 있는, 착해보이는(;;) 손양


  이 영화 보기 전날 '후아유'를 봤습니다. 후아유에는 조승우가 엄청나게 세련된(좀
지저분한 면도 있지만)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지극히 모던한 스타일로 나오죠. 



 이 사람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_-;

  첨단 3D 아바타 채팅 게임 사이트 제작자에서 순식간에 소똥에서 쇠똥구리 찾는 시
골 소년으로 변신해버리니 대략 정신이 멍하더군요. 그렇지만 양쪽 다 이미지가 좋았
습니다. 조승우라는 배우는 후아유랑 클래식에서 본 것이 전부입니다만, 두 편만으로
도 매력적이라는 느낌이 드는군요. 정우성처럼 잘 생긴것도 아니고, 특별한 카리스마
가 있는 것도 아닌데 부담없이 좋은 스타일입니다.


  1인 2역의 영화라면 나카야마 미호가 주연한 러브 레터가 생각납니다. 러브 레터는
영화 끝날 때까지 1인 2역인 것을 모르고 스토리를 이해 못했다는 분이 있었는데, 아
무래도 동 시대에 존재하는 두명의 여자라서 그랬던 것 같고,  클래식은 시대적 배경
과 옷과 머리 스타일, 그리고 남자(;;)가 달라서 처음부터 확실하게 구분이 가능합니
다. 손예진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다는 것도 높게 평가할 수 있겠네요.



 딸                                      엄마


  과거 스토리는 황순원씨의 초 특급 명작 단편 '소나기'와 거의 흡사합니다. 곽재용
감독은 엽기적인 그녀에서도 소나기 패러디를 시도하더니,  클래식에서 다시 한번 보
여주는군요. 엽기적인 그녀에서 말 그대로 '엽기'적인 패러디를 한 것에 비해 클래식
에서는 아주 '클래식'하게 만들었네요.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볼만했습니다.  어머니
도 초반 분위기 좋다고 계속 보셨구요.



 소나기를 그대로 화면에 옮겨 놓은 듯 한 기분을 느꼈다!


  현재의 이야기도 과거의 이야기만큼 괜찮았습니다. 조승우에 비해 조인성은 확실하
게 더 잘생겼습니다. 남자가 봐도 잘생긴 얼굴이랄까요.  그래도 매력은 조승우 쪽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매력있는 조승우                         잘생긴 조인성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사실상 이 영화에 등장한 주연급 배우들은 모조리 처음보는 배우였습니다만,  특히
주목할만한 배우는 다름아닌 이기우였습니다.  멀대같은 순진남으로 등장한 이기우는
양아치 새끼-_-일 것이라는 제 예상을 뒤엎고, 졸라 천사표 멀대로 등장하는군요. 미
츠루 아다치의 만화 H2 에서도 그렇지만, 남자 주인공의 경쟁 상대가  이현세 스타일
로 '잘나고 잘난척하고 재수없는 뛰어난 실력자'가 아닌  '실력(또는 돈)있고 착하고
빈틈 많은' 그런 스타일일 때 관객(독자)은 혼란에 빠지게 되죠. 이현세 스타일의 경
쟁 상대는 그냥 주는거 없이 밉지만, 이기우는 너무나 착하고 청순(;;;)합니다. 결국
조승우도 그 청순함을 이길 수가 없었죠-_-;

  클래식은 과거와 현재의 얘기를 잘 조울하면서, 배우들의 연기도 튀지 않고 재미있
게 진행됩니다. 이 정도 분위기를 후반까지 꾸준히 유지한 것도 칭찬해줄만 합니다.



 사랑에 빠지는 과거의 커플



  하지만, 잘 나가던 영화는 결국 마지막 신파의 유혹을 떨치지 못합니다.

  착한 남자 이기우 때문에 손예진을 포기한 조승우는 이해가 갑니다. 자포자기 하는
마음으로 월남전에 참전한 것도 이해해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억지스러운 전투
씬은 도저히 용서가 안됩니다. 도대체 감독은 무슨 의도로 그 장면을 넣은 것일까요?
물론, 화면이나 사운드는 매우 훌륭한 편이었습니다만,  플래툰으로 시작해서 포레스
트 검프로 끝나는 월남전 전투씬은 영화의 흐름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이 때부터 영화는 끝날 때까지 억지로 끌고 나가기 급급합니다.  아무리 손예진 목
거리가 중요했다고 하지만, 철수한 지역에 다시 찾으러 들어가고 결국 폭발물에 시력
을 잃는 행동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마치, 공포 영화에서 죽을거 뻔히 알면서 혼자
지하실로 내려가서 살해 당하는 억지스러운 뻔한 시나리오를 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손예진과의 재회씬은 정말 별로였습니다.

  시력을 잃었다? 주연 배우들은 눈물을 흘리지만, 저는 한숨만 나오더군요. 제가 감
수성이 예민하지 않고 냉소적이라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투 장면 전까지 아
주 재미있게 보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서의 조인성 손예진의 만남은... 너무 좋을 '뻔' 했습니다.




  엄마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손예진은 예쁘게 할 수 있겠구나...라고 방심하고 있었
는데, 결국 조인성이 조승우의 아들이더군요-_-;

  오~~~~~ 판타스틱하여라 - _ -;

  감수성이 넘쳐 흐르는 여고생? 아니면 20대 초반이라면 어쩌면 감동 먹었을지도 모
릅니다. 하지만, 너무 심한 비약이지 않습니까; 물론, 헐리웃 영화의 비약은 더 대단
하지만 이런 멜로에서 이런 판타스틱한 결론은 난감합니다.



 아름답게 봐줄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지나친 신파에 실망한 그 장면들


  그냥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게 되었다...로 끝나는 엔딩이었다면 좋았을 것을, 부모
가 이루지 못한 사랑을 너네가 이뤄라! 라는 이 발상은 글쎄요? 저는 별로였어요.

  단지, 운명의 끈이 이렇게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요?


  사실 몇가지 후반의 신파조와 억지스러움에 영화의 감동을 많이 상실하기는 했습니
다. 그래도, 엽기적인 그녀에 비하면 확실히 훨씬 나아졌습니다. 이런 고전틱한 사랑
얘기는 유치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단백한 느낌이니까요.



  곽재용 감독이 향후 또 다른 사랑 얘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마무리까지 오버하지 않
는 영화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