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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4. 13. 00:56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 출처는 http://www.movist.com 입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감독 : 대니 보일
출연 : 데브 파텔, 프리다 핀토
개봉일 : 2009년 3월 19일
등급 : 15세 관람가
장르 : 멜로, 애정, 로맨스, 범죄, 드라마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 3페이지에 걸쳐 수상 내용을 자랑스럽게 보여줍니다.

아카데미상 8관왕에 전미 비평가협회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작품’, 골든글로브 4개 부문 최다 수상, BAFTA 7개 부문 최다 수상까지 그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죠.

확실히 아카데미 8개 부분 수상은 대단합니다.
특히,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밀크><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같은 작품들 사이에서 경쟁을 이기고 당당히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등을 받았거든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8개 부분 수상을 '헐리우드와 인도의 제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영화를 본 관객이 판단할 부분인 것 같구요...


보통 영화 전에 수상 내역을 자랑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2가지 입니다.

첫 번째,
"나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받은 영화야!" 
즉, 이 영화는 대단한 영화니까 감동 받을 각오 단단히들 하셔~ 
만약 감동 못 받으면 니가 이 영화를 볼 수준이 안되는거야!
...라는 협박이죠;;

두 번째,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받았으니까 좀 지루할거야.
그러니까 각오 단단히 하고 좀 참고 봐.


하지만, 이 영화...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통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끝까지 긴장감이 넘치고 재미있습니다.

아카데미 작품상 하면, <아웃 오브 아프리카> <뻐꾸기 둥지를 날아간 새> <햄릿> <에밀 졸라의 생애> 같은 영화가 받는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사실 <브레이브 하트> <글래디 에이터> <플래툰> <포레스트 검프> 같은 대중성 있고 지루하지 않은 영화들도 자주 수상하곤 합니다.

다시 말해서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이라고 지루할 것 같다는 것은 일종의 편견인거죠~


<트래인스포팅> 이후 <비치> <선샤인> <28일 후...> 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작품성이든 흥행이든) 대니 보일 감독이 정말 제대로 한건 했습니다. 전 이 아저씨가 다시 해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물론, 퀴즈쇼에 인생을 담아서 풀어낸 비카스 스와루프의 원작 <Q & A> 이 좋았고, 샤이몬 뷰포이가 '로맨스'를 적절하게 섞어서 각색을 잘 한 것도 있지만, 일단 영화는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만큼 대니 보일의 힘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시놉십스를 보면, (역시 무비스트에서 퍼왔습니다)


빈민가 출신의 18살 고아 자말은 거액의 상금이 걸려있는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라는 최고 인기 퀴즈쇼에 참가한다. 처음 모두에게 무시당하던 자말은 예상을 깨고 최종 라운드에 오르게 되고, 정규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그의 부정행위를 의심한 경찰은 자말을 사기죄로 체포한다. 하지만, 결국 자말이 살아온 모든 순간이 정답을 맞출 수 있는 실마리였다는 것과, 그가 퀴즈쇼에 출연한 진짜 목적이 밝혀지게 되는데…



그런데, 제대로 교육도 못 받은 빈민가의 자말이 어떻게 최종 라운드에 갈 수 있었을까?

영화는 맨 처음 퀴즈 쇼 처럼 이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A. 속임수를 써서
B. 운이 좋아서
C. 천재여서
D. It's written (운명이었다)

과연 정답은 무엇일까요?

전 영화 보기 전에는 C 인줄 알고 있었습니다.
네, 인도 천재 영화인 줄 알았어요. 인도에 천재 많다면서요-_-;;;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인도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기업들의 콜센터가 운영되는 인도의 차 심부름 꾼 자말이 그 주인공이죠.

먼저 주인공 자말에 대해 얘기해 볼까요?

자말 역을 맡은 데브 파텔은 대니 보일이 어디서 저렇게 착하고 순박하게 생긴 녀석을 구해왔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 정도로 배역에 적합한 선량해 보이는 외모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했죠.

'와~ 저 인도 청년 이번에 인기 좀 얻었겠네... 쟤야 말로 슬럼독 밀리어네어 아냐?'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인도 출신이 아니고 드라마 <스킨스>에 출연하던 영국 배우였습니다.-_-;
데브 파텔은 1990년 생으로, 출생지가 '영국 잉글랜드 런던' 입니다. -_-;;;

심지어, 아역들을 제외하면 전부 영국 배우라네요...

영화는 어린 시절, 청소년 시절, 그리고 청년 시절을 다 담고 있어서 아역들의 연기가 대단히 중요했습니다.
다행이도 아역들은 대단히 좋은 연기를 보여줬죠.

귀여운 얼굴의 꼬마. 하지만, 이 다음 장면에서...-_-;



자말의 형 살림도 아역부터 청년 시절까지 연기가 다 좋았습니다.

둘이 진짜 형제 같았다니까요!

살짝 사무엘 젝슨의 어린 시절 같다. -_-;;;


생각해보면 동생 자말의 운명 만큼이나 형의 운명도 기막혔죠.

동생을 위해(일단은) 사랑하는 여인을 두 번이나 구해냈고, 그 과정에서 두 명의 보스를 끝장내고...
실제로 동생이 그 삶을 살 수 있게 만들어 준 것도 형의 역할이 컸습니다.
실수를 좀 했다고 미워해선 안됩니다. ^_^;


영화는 정말 많은 부분을 담고 있는데, 그것이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참 적절하게 섞여 있습니다.
- 한 인생의 성장기
- 형제애
- 로맨스
- 인도 빈민가의 현실
- 퀴즈쇼를 통한 인생 역전 스토리

보통 한가지 주제만 얘기해도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스토리에 이 모든 것이 녹아있습니다.

그냥 성장기를 그린 영화였다면 대단히 지루하고 심각한 영화가 됐을 겁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퀴즈쇼를 통해 문제 하나를 풀 때 마다, 어떻게 그 문제를 맞출 수 있었는지, 극적이었던 자말의 삶을 하나씩 보여주는 방식을 통해 관객들의 호기심과 흥미를 끌어당겼습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원작도 좋았고, 각색도 좋았고, 감독의 연출도 좋았습니다.

'문제가 좀 쉽지 않았나? 너무 우연이 많은 것 같아'

하지만 소설이고, 영화잖아요. 그리고 운명이었거든요.

진짜 현실을 보고 싶었다면 '장학 퀴즈', '골든벨', '퀴즈가 좋다' 를 봤겠죠.
그리고, '걸어서 세계속으로 - 인도편' 을 봐야겠죠.


이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원작 소설인 <Q&A> 가 실화를 바탕으로 썼다는 기사가 꽤 있거든요.
그래서 실화인지 아닌지 확인해 보려고 검색을 해봤는데, 실화가 아니라는 설이 유력하네요.
그런데, 또 어떤 분은 기사에서 실제 모델이 됐던 사람 사진과 내용을 봤다고도 하구요...
(이 부분은 확실히 아시는 분이 계시면 정보를 덧글로 알려주세요!)


슬럼독 밀리어네어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라티카와의 '운명적인 사랑' 부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한 그와 그녀의 삶의 여정에서,
자말은 한번도 그녀를 잊지 않았고, 또 운명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기구하고 처절한 운명 가운데서의 인생 역전이라 더 애틋하고 가슴 떨리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문제에서 돈 따윈 필요 없다는 자말의 표정은 정말 잊혀지지 않습니다.


자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님 좀 짱인듯!




퀴즈 쇼에 나온 문제들이 금액 치고는 너무 쉽지 않냐는 반응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사실 전 딱 한 문제 말고는 하나도 모르겠더군요.

바로 100달러 지폐에 그려진 인물이죠.


- 그럼 전 어떻게 100달러 지폐에 그려진 인물을 알고 있을까요?

A. 돈이 많으니까
B. 잘생겨서
C. 천재라서 
D. It's written (운명이었다)


네, 정답은 보기에 없습니다. ^_^;

제가 썼던 글 중에서 '프랭클린 다이어리 사용 소감' 이 있었는데요...



...이런 이유로 알고 있었습니다.-_-;


갑자기 주인공의 스토리에 공감이 가기 시작했어요...............

저도 한번 퀴즈쇼 나가볼까요!-_-;;;


전 사실 '운명이다' 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뭔가 의지가 없어 보이고, 그냥 현실에 순응하는 것 같잖아요...
그래서 점을 보거나 사주를 보는 것도 싫어하구요.

이 영화에서의 'It's written' 은 그런 느낌이 아닙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자말의 의지가 결국 운명으로 이끌었다는 느낌이랄까요?


그런 느낌까지...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영화였습니다.


2009. 4. 12. 23:03

* 이 글에 사용된 이미지 출처는 http://www.movist.com 입니다. (문제가 있을 경우 삭제하겠습니다) 
* 스포일러가 있는 부분은 별도 표시를 하겠습니다.





감독 : 알렉스 프로야스
출연 : 니콜라스 케이지, 챈들러 캔터버리
개봉일 : 2009년 4월 16일
등급 : 12세 관람가
장르 : 액션, 스릴러, 미스터리, 드라마, SF
 

<크로우>, <다크 시티>, <아이 로봇>의 감독 알렉스 프로야스의 신작 영화 '노잉(Knowing)' 을 시사회에서 봤습니다. (한호님 시사회 표 주셔서 감사 ^_^)

노잉은 제목 그대로 알고 있다는 겁니다.
무엇을?
재난이 일어날 것을 말이죠.

일단 시놉시스를 보시죠. (무비스트에서 가져왔습니다)


1959년, 미국의 한 초등학교.
아이들이 그린 미래의 모습이 타임캡슐에 담긴다.

그로부터 50년 후인 2009년.
타임캡슐 속에서 알 수 없는 숫자들이 가득 쓰여진 종이를 발견한 캘럽은 그 종이를 MIT 교수인 아버지 테드(니콜라스 케이지 분)에게 전해준다. 종이에 적힌 숫자들이 지난 50년간 일어났던 재앙을 예고하는 숫자였음을 알게 된 테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사고를 막기 위해 필사적인 사투를 벌이기 시작하는데…



50년전에 한 초딩이 빽빽하게 적어 놓은 숫자가 인류에게 일어날 각종 재난에 대한 예언이라는 놀라운 사실에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다른 재난 영화(아마겟돈, 딤 임팩트, 볼 케이노, 단테스 피크, 투머로우, 해프닝 등)가 한 종류의 재난을 상영 시간 내내 다루는 것에 비해, 노잉은 어떤 특정 재난이 아닌 50년간의 모든 재난과 미래에 있을 재난 전체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적인 현상에 의해 재난을 예상하고 준비하는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노잉은 예언이라는 오컬트적인 스타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재난 영화 특유의 긴장감에 미스테리 영화 같은 신비감이 가미되어 더욱 흥미진진합니다. (해프닝도 이런 느낌이 좀 있었죠. 물론 영화는 한 편의 해프닝으로 끝났습니다만... 그러고보면 참 안타까운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입니다. 식스 센스 이후로 도통 힘을 못 쓰고 있네요)

케서방 니콜라스 케이지는 MIT 의 물리학 교수로 등장합니다. 
재난 영화에 과학자 만큼이나 적합한 인물이 없겠죠. 최소한 과학 선생님이라도 되어야 뭔가 일어날(혹은 일어난) 재난에 대해 이해를 하고 대처를 할 수 있을테니까요.
아마겟돈 처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지금까지의 재난 영화는 주인공이 대다수 과학자였습니다.



물론, 재난을 막거나 대처하는 영화가 아닌 재난이 일어난 상태에서 탈출하거나 하는 영화의 경우라면 주인공이 꼭 과학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타이타닉은 그냥 백수 양아치였고, 포세이돈(오리지날)은 신부였으며, 타워링은 건물(...)이었죠. 그러고보면 이 영화들은 대부분 자연 재해가 아닌 인재라는 부분이 좀 다르군요.

영화는 블록버스터의 사명을 충실히 다하기 위해서, 대단히 훌륭한 화면빨(CG)을 보여줍니다. 각종 재난이 일어나는 장면들은 그야말로 강렬합니다. 직접 사고를 목격한 기분이 든다고 할까요?

사실 이 영화에 대한 소감을 스포일러 없이 쓴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후반부가 대단히 중요하기 때문이죠. 유주얼 서스팩트나 식스 센스 같은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스토리가 후반에 풀리기 때문에 영화를 보실 분들을 위해 그 부분은 경고후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감상에 지장을 드리지 않을 정도로 간단히만 말씀을 드리면...

대략 상영시간 1시간 30분 정도가 지난 후에 본격적으로 영화의 쟝르가 바뀝니다. 
그리고, 상당수의 사람들은 그 때부터 대단한 혼란을 느끼기 시작하고 마지막에는 곱게 미쳐버리죠-_-;

이 영화를 가장 잘 감상하는 방법은,
영화를 보시다가 1시간 30분 정도 됐을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으실 때...
바로 그 때, 영화 감상을 마치시고 극장 밖으로 나오시는 겁니다!

그럼, 대단히 궁금한 마음이 남겠죠?
그래도 그 후로 평생 어떤 스포일러나 감상도 읽지 않고 영원히 궁금해 하는 겁니다!!!

그럼 별 5개 만점에 4~4.5 개를 줄 수 있는 영화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끝까지 보신다면...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는지 아실겁니다.

일단, 영화 보실 분들인 직접 가서 보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의 감상은 스포일러 없이 쓸 수가 없거든요.



[여기서부터 스포일러가 포함됩니다. 영화 안보신 분은 더 이상 보지 마세요^_^]




마지막 예언은 바로 인류의 멸망이었습니다.
그 마지막 예언의 정확한 의미도 대략 며칠 정도 전에 알아내죠.
태양이 살짝 폭발을 일으키는데, 하필 그 복사열이 지구를 쓸고 지나갈 것이라는 것이죠.

이쯤에서 관객들은 혼란스럽기 시작합니다.
며칠도 안남은 상태인데 대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지??
아마겟돈에서는 날아오는 행성하나 박살내겠다고 몇 개월을 난리를 치다가 겨우 잡았는데...
겨우 이틀, 아니면 하루 정도 남은거잖아?

더구나 그런 상황이면 멸망 하루 전날 쯤은 밤을 새워서 고민해도 모자랄 판에...
주인공들이 모두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하자~ 라면서 잘 자다니-_-;;;

다음날 여주인공이 미쳐 날뛰기 시작할 때 관객들은 더욱 불안해집니다.
지구 멸망이 몇 시간이 안남은 것 같은데, 물리학자 케서방의 충고나 엄마 예언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그냥 복사열 피하겠다고 동굴 찾으러 다니고...
그러다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설마!??? 했습니다.
진짜 죽었더군요.

'어라? 이 감독 성격 이상하네...-_-'

라고 의아해하고 있을 찰나.

방심할 틈도 없이,

우주인 등장!

두둥!


이건... 뭐... 지...

인디아나 존스 4 에서는 '설마 설마'가 아니라 '거의 확정적'이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 제대로 뒷통수 갈겨주시더군요.

모든 예언은 우주인이 한 것이고, 선택받은 사람들을 모아서 다른 별에 정착 시켜주겠답니다.-_-;

이 영화의 가장 큰 즐거움은 오컬트적인 요소에서 오는 신비감이었는데,
갑자기!!! 쟝르가 SF 로 바뀌면서, 바로 '지구가 멈추는 날'이 되어버린거죠. 

애들을 우주인에게 보내고, 갑자기 가정적인 남자...가 되어서 가족을 찾은 케서방은
복사열에 의해 지구 60억 인구와 함께 재가 되어 사라지고...

영화는 끝납니다.

보신분들만 지금 이 내용을 읽고 계시겠지만,
혹시, 영화 보실 생각이 없어서 그냥 죽 읽으신 분들...
저 지금 거짓말 하는거 아닙니다.

지구가 불타고 끝나요.

끝~


네, 장면은 꽤 괜찮습니다.

아마 영화의 모든 제작비는 3번의 재앙에 대다수 사용되었을텐데요.
그 중에서도 지하철 사고와 지구 불태우기는 그야말로 최고죠.

감독이 얼마나 즐거워 했을지 저는 상상도 안됩니다.

"캬캬캬. 이 장면을 보는 관객들의 절반은 미치고, 절반은 돌아버릴거야. 아~ 둘이 같은건가?
 하여튼 난 영화 역사상 최고로 멋지게 관객을 엿 먹여주겠어!!!
 일단, 먼저 우주인을 넣어 우주인!!!
 그것도 갑작스럽게 어이없게 썰렁하게~ 
 사실 그냥 쌈빡하게 다 죽여버리고 싶지만 몇몇은 살아남았다고 해주지 뭐~ "

네, 영화 평론가들은 헐리웃에서 보기 힘든 진행을 했다고 대단한 칭찬을 하더군요. 호평도 많구요.

전 해피 엔딩이 좋아요.
아니, 해피 엔딩이 아니고 슬프고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배드 엔딩이어도 상관은 없습니다.
모차르트는 요절했어도 아마데우스는 100번을 봤거든요.

하지만, 황당하거나 허탈하면 열 받지 않을 수가 없단 말이죠.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였습니다.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노리는 철학 영화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럼 배드 엔딩을 선택하고 싶었어도, 좀 블록 버스터 답게 했어야죠.

저도 지구 박살내고 전멸 시키는 장면 자체는 괜찮았거든요.

그래서, 지구는 망했더라!

뭐 이건 뭐 그리 나쁘지 않아요.

항상 영화나 소설 보면 인공지능들이 그러잖아요.
지구 최고의 적은 인류라고.

근데, 쟝르가 SF 로 바뀌면서 너무 김이 샜다는 느낌일까요?
(아, 물론 SF 란 단어가 Science Fiction 이지만 제가 얘기하는건 우주인 얘기입니다)


어차피 지구를 불태울거라면, 제가 원하는 스토리는 이런거였습니다.

- 1안 : 배드 엔딩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 과학적인 지식(핵폭탄, 방어막 등)을 총 동원해서 발악을 하다가 통쾌하게 멸망.
물론, 우주인 따위는 나오지 않음.

- 2안 : 배드 엔딩
마지막 예언을 따라가면 지구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 영화 스토리도 그런 뉘앙스죠)
그 곳으로 가서 케서방이 미친듯이 난리를 치다가 아슬 아슬하게 예언이 얘기한 일을 완수하지 못하고,
자녀들과 함께 60억 인류 모조리 멸망.
여전히 우주인 따위는 나오지 않음.

-3 안 : 해피 엔딩
마지막 예언의 지시 사항을 따르지 못하는 것은 2안과 같음.
하지만, 다음과 같은 장면 추가.

"그리고 1만년 후"

다시 지구에 진화가 시작되는 장면이 나옴.

시점은 포유류 정도~
공룡 장면은 CG 값이 너무 많이 들어갈 것 같고,
크로마뇽인이나 베이징 원인 등이 나오면 살짝 개그스러울 것 같아서 포기.



여기서 잠깐!

제가 우주인을 경멸하는 것 같아서 말씀드리자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전 로버트 저매키스 감독의 컨택트(Contact)에 나오는 대사를 좋아합니다.

조디 포스터(의 어린시절) 이렇게 물어보죠.

"아빠, 우주인의 존재를 믿으세요?"

대답이 걸작입니다.

"글쎄, 우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없다면 이 넓은 우주는 너무 큰 공간의 낭비인 것 같구나"

아, 멋지지 않습니까?

우주인이 있다 --> 공간의 낭비가 아니다. Good~
우주인이 없다 --> 그 넓은 공간이 오로지 지구인만을 위해 존재한다. Cool~


제가 우주인을 싫어하는게 아니에요.

스타 워즈, 스타 게이트 시리즈는 엄청난 팬이고,
우주에서 와서 지구를 지켜주시는 슈퍼맨은 스몰빌이라는 어린 시절 얘기까지 열심히 보고 있어요.
에일리언 vs 프레데터는 욕 먹은 2 편까지도 재미있게 봤고 말이죠.

오히려 우주 얘기의 팬이란 말입니다.

다만, 쟝르가 바뀌는게 정말 별로라는거죠.
특히!! 오컬트로 가던 영화가 SF 로 바뀌는게 가장 싫어요.

인디아나 존스가 3편까지 명작이었지만, 4편이 맘에 안들었던 것은 (심지어 감상도 안썼다 -_-)
뭔가 이 모든 것이 우주인이 해놓은 일이었다... 라고 하면 신비감이 없어져요.
물론, 이 모든 음모에는 우주인이 배경에 있어! 라는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예를 들어 오컬트와 SF 가 본격적으로 믹스됐던 X-Files 의 팬들처럼요.

하지만 보통 이 두 쟝르를 섞으면 한 쪽의 신비감이 사라집니다.

게다가 이 영화에서는 정말 감독이 의도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주인의 등장이 갑작스럽고 황당해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님은 극장안의 관객들 반응을 보면서 느꼈습니다.
우주선 등장하자마자 허탈해하는 신음 소리, 심지어 웃음 소리도 많이 났거든요.
저는 아무리 영화가 진지하다가 유치해져도 웃지 않으려는 노력을 하는 편이라 웃지는 않았지만,
허탈한 마음은 정말 전 관객이 공유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악평에 가깝게 결말을 욕하긴 했는데, 영화 자체는 사실 재미있게 봤어요.
허탈함이 너무 커서 1시간 30분 동안의 즐거움을 까먹을 정도이긴 했지만요.-_-;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이미 영화를 보셨을테니 말릴 수도 없을거고,
또 안보셨다고 해도 말릴 만큼 재미 없지도 않으니까요.

어쩌면 결말이 좀 허무하다... 라는 정도는 미리 스포일러를 보고 각오하고 보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 같으면 그걸 알고 봤으면 끝까지 재미있게 봤을 것 같아요.

반대로 제 경우에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나오는 재난 영화다' 라는 사실 외에 아무것도 모르고 봐서 (심지어 포스터 문구 조차) 그 숫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밝혀질 때 진짜 신선하고 흥미진진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아무것도 모르고 보되 '끝이 좀 허무하다'를 알고 보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_-;

2009. 4. 7. 23:35
[IT]
기존에 사용하던 VGA 는 친구에게 싸게(5만원!) 구입했던 X800 XL 이었습니다.

지포스로는 대략 6800GS 와 6800GT 급의 사이 정도로 알고 있는데,
그 전에 라데온 9200 을사용했던 저에게는 정말 놀라운 성능의 카드였습니다.

다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처음 컴퓨터를 켰을 때 5분 정도 굉음이 나는데
옆에서 자던 저희 집 개가 놀래서 벌떡 일어나 도망을 갈 정도의 소리입니다.
진공 청소기 급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_-;

X800 XL 을 사용하던 시절 즐겼던 게임은 Warcraft 3 (무려 양장본으로 선물 받은 놈!) ,
World of Warcraft, 그리고 아바 이렇게 3가지 뿐인 것 같습니다.

사실 가장 해보려고 마음 먹었었던 Heroes of Might and Magic 5 는 아직까지도 못해봤습니다.
HoMM 5 는 관련 글도 2개 이상 썼고, 해보겠다고 결심한 것은 2006 년 6월 이전 부터였으니...
이제 두달 정도만 있으면 HoMM 5 클리어 결심 3주년을 맞이하겠군요-_-;

Warcraft 3 와 WOW 의 경우에는 X800 XL 로 충분하고도 남을(?) 사양이었습니다.
모니터가 20.1 인치 4:3 사이즈였기에 1600 * 1200 정도는 충분히 돌릴 수 있었죠.

다만, 문제가 됐던 것은 언리얼 엔진 3 를 사용한 아바였습니다.

환율 크리를 맞기 전에 바꾼 AMD 쿼드 코어 CPU 가 있었지만, 그래도 VGA 의 한계 때문에 고해상도 고성능은 꿈도 꾸지 못했죠.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VGA 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새로 구입을 결심한 VGA 는 바로 ATi 의 HD4670
저는 게임 보다는 동영상과 색감 쪽이 중요해서 라데온 계열을 선호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열렬한 신도까지는 아니고...
최근에는 라데온의 HD 36XX, 38XX, 46XX, 48XX 시리즈가 워낙 대세인 것 같아서 따랐습니다.
무조건 같은 가격이면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것을 선택합니다.
인코딩은 인텔이지! 게임에서 AMD 가 더 좋은거 몰라? 컴맹이냐? nVidia 써야지!! 라데온이 스펙이 더 좋거든?
...이런 류의 말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저는 컴 부품은 한 가지만 봅니다.  
"싸냐?"

여자도 한 가지만 보죠.
"예쁘냐?'

음...-_-;

구입한 HD4670 은 여러가지로 놀라운 VGA 입니다.
일단 환율 크리가 아니었으면 정말 가격대비 성능이 엄청날 뻔한 (환율 높아도 역시 가격대비 성능은 좋은편) 그런 놈이고, 또 Idle 타임에서의 전력 소모량이 굉장히 적습니다. 128 bit 아키텍쳐임에도 대단한 성능을 내주기도 하죠.

무엇보다, 아바가 1920 * 1200 해상도에서 가볍게 돌아갑니다.

기존 X800 XL 에서는 1400 * 1050 (이게 뭔 노트북 해상도냐-_-) 에 최저 사양을 놓고 했었습니다만,
HD4670 에서는 1920 * 1200 에서 쉐이더 3.0 을 비롯해서 AA 만 제외하고는 모두 최고에 맞춰놓고도 잘 돌아갑니다. 진짜 놀랬습니다.

일단 HD4670 에 비해 X800 XL 이 대략 3배 정도의 몸매(...)와 100배 정도(!)의 소음을 자랑했기에...-_-;

저렇게 조그마한 VGA 가 이런 대박 성능을 내주다니! 경악했죠.

덕분에, 몇달간 끊었던 아바를 또 다시 너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래봤자 이틀째이긴 하지만... 더 하면 위험 수위가 될 듯)

이 그래픽 카드로 즐길 예정인 게임은 3가지 입니다.

그 놈의 Heroes of Might and Magic 5 !!!
그리고, 블리자드의 신작 디아블로 3 와 스타크래프트 2 입니다.

다른 게임은 몰라도 스타크래프트 2 는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20년만(-_-) 젊었으면 프로게이머도 생각해봤을텐데요...
(10년도 아니고, 20년은 젊어야 가능하다니 저도 이제 나이가.................-_-;)


일단 지금의 바쁜 일정이 마무리 되면 HoMM 5 진행을 심각하게 고려해 봐야겠습니다.

너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절 괴롭히고 있어요.
5년인가 7년 정도를 기다렸다가 즐겼던 Max Payne 만큼이나...;;;


@혁근아, 이 글 보면 너 구입한 HoMM 5 좀 나 주면 안되겠니?-_-;
그렇게만 해준다면 맥도널드에서 맛있는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 셋트를 2번 사줄 수 있단다.
심지어 매번 맥도널드의 자랑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겸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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