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재미있게도 권희철 평론가의 해설이 붙어 있다. (소설만 있는 쪽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그러나 감히 말하건대, 만약 이 소설이 잘 읽힌다면, 그 순간 당신은 이 소설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다” 라는 <빛의 제국>에 대한 저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하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거부감이 든다.
그런 대사를 한 저자도, 그걸 인용한 평론가도 너무 오만한 발언이 아닐까?
저자나 평론가의 의도는 알겠으나, 독자를 무시하는 뉘앙스가 조금도 없다고 좋게 생각하기 어렵다.
<살인자의 기억법> 은 2013 년도 발행된 책이다.
대략 90년도 전인 1926년에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 이 발행되었고, 2001년에는 메멘토가 개봉헀다. 2003년의 아이덴티티도 빼먹을 수 없겠지.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용의자 X의 헌신> 도 2005년도 작품이다.
독자가 이 정도 소설을 쉽게 읽기 힘들거라 생각했다면 너무 거만한 생각이다.
초반에 이미 대략 2가지 결말이 예상되었고, 그 중 한가지로 흘러갔다. (스포일러라 언급은 하지 않음)
물론, 소설만 놓고 얘기하자면 잘 쓴 소설이고, 재미있고, 그러다보니 "잘 읽힌다"
알츠하이머 걸린 연쇄 살인범이라는 독특하고 참신한 설정만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아이디어에 작가의 필력이 더해지면서 순식간에 몰아쳐서 소설을 읽어버리게 만든다. (비교적 짧기도 하지만)
네이버 평점 7점대 후반을 찍은게 당연할 정도로 꽤 괜찮은 소설인데, 해설이 망친 것 같다.
너무 분량이 짧아서 해설을 붙인걸까? 아니면 독자가 이해를 못할까봐?
도대체 소설에 해설을 붙여놓은 이유를 모르겠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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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 도서관에서 빌려볼 수 있는 외국 소설을 찾던 중 <노인의 전쟁> 이라는 특이한 제목을 발견해서 서평을 검색해 봤더니 대단한 호평을 받는 소설이었다. 게다가 2차 세계 대전이 아닌 "우주 전쟁" 을 소재로 하는 SF 쟝르가 아닌가?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소설들은 상당수가 명작인 경우가 많지만, 어쩐지 쉽게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정말 우연히 선택한 소설이었는데, 신기하게도 바로 이전에 읽었던 패러노말 마스터의 작가 '이수현' 님이 이 소설의 번역자였다.
일단, 소재가 신선하다.
75세가 된 노인들이 외계인과 싸우기 위해 입대를 한다.
세계관은 우주 전체로 확장되고 사건은 행성 단위가 넘어간다.
시리즈의 첫 작품인 <노인의 전쟁>은 세계관을 잡고 케릭터를 소개하는데 꽤 많은 분량을 투입했지만, 참신한 설정과 재치있고 흡입력 넘치는 문장, 유쾌한 주인공 존 페리로 인해 조금의 지루함도 느낄 수 없이 책장이 넘어간다.
가끔 설정의 기발함을 케릭터가 못 받쳐주거나 문장력이 못 받쳐주는 작가들이 있으나, 존 스칼지는 모든 면에서 조화롭고 완벽하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노인의 전쟁이 다소 가볍고 위트있게 진행했다면, <유령 여단> 에서는 좀 더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를 다룬다. 분위기만 바뀐 것이 아니라 1인칭이었던 소설은 3인칭으로 바뀌고 주인공도 바뀌지만, 초반부터 몰아치는 반전과 사건들로 인해 몰입도는 더 높아지고 스토리의 재미도 여전하다.
마지막 행성에서는 더욱 큰 범위의 사건과 주제로 독자를 긴장으로 몰아 넣는다.
덤으로 또 다른 시점으로 같은 내용(마지막 행성 스토리)을 쓴 <조이 이야기> 가 있는데, 색다른 재미가 있으며, 마지막 행성에서 밝혀지지 않은 비밀까지 모두 정리해주는 친절함을 보여준다.
존 스칼지는 정말 뛰어난 이야기 꾼이다. 세계관을 이용하는 방법도 다양하고 똘똘하다. 적어도 저 3권에 있어서 세계관과 케릭터의 재활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 복제를 하지 않고 모두 새롭게 스토리를 전개했다는 것은 대단히 칭찬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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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을 지나치게 판타지 위주로 읽다보니 5끼 연속 삼겹살을 먹은 것 같은 지겨움을 느끼게 되서, 요즘은 최대한 판타지를 피해 스릴러를 비롯한 다른 쟝르의 소설을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교보 도서관에서 소설을 검색하던 중 "패러노말 마스터" 라는 제목에 낚이고 (뭔가 있어 보여서) , 3권이라는 짧은 분량에 낚이고, 제 4회 판타지 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는 말에 또 다시 낚여서 대출했다.
낚였다는 말 때문에 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나름 괜찮았다.
일단 짧아서 좋았다.
문장력도 무난하고, 설정도 신선한 맛이 있다.
등장인물의 케릭터도 꽤 매력있고...
하지만 딱 그 정도.
스토리 진행에 속도감이 좀 없다.
즉, 3권 밖에 안되는 분량이지만 군살이 좀 있다고 해야할까?
등장 인물들의 다양한 비밀들에 얽힌 스토리 라인이 폭풍처럼 몰아치면 좋을 것 같으나, 뭔가 무덤덤하게 진행되는 느낌. 그러면서도 너무 급격하게 마무리가 되는 경향도 있다. 이것은 아무래도 분량이 짧다 보니, 그 안에서 꺼내 놓은 스토리를 마무리 하기 위해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름 괜찮았다... 라는 평가를 했으나,
판타지 소설 좀 추천해 달라고 할 때, 30위 안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보겠다고 할 때 말리지는 않을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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